은행 대출금리가 반등하긴 했지만, 초저금리가 이어지고 있는 탓에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문제는 기존 대출자 10명 중 7명이 변동금리를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영끌' 수요가 집중됐던 지난 6~9월 대출자들의 빚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현재 은행권 변동금리 대출자 비중(잔액 기준)은 67.9%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주요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6월에 전월 대비 2조8000억원 늘더니, 8월에는 4조원 급증했다. 9월 들어 2조1000원 늘어나는 데 그치며 증가세가 한풀 꺾였으나, 지난달에도 2조원 넘게 증가하는 등 영끌 행렬이 지속되고 있다.
현재 지표상 은행들의 대출채권에는 문제가 없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9월 말 국내 은행들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0.22%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07%포인트 하락했다. 원화 연체율은 0.30%로 종전 최저치인 지난 6월 말(0.33%) 기록을 깨며 역대 최저치를 나타냈다. 연체율은 은행의 전체 대출 중 원리금을 1개월 이상 갚지 못한 대출 비중이다.
하지만 이는 코로나19 특례대출 만기를 연장해주는 등 조치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은행들은 영끌 대출자의 부실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그간 대출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지만, 가계대출 절대치가 역대 최대로 늘어났기 때문에 금리가 소폭 올라도 이자부담이 급증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