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감 없는' 日 총리선거…아베 업은 스가 인기도↑

2020-09-0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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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 출사표 냈지만 스가 당선 확실시

아베식 외교·경제정책 계승 의지 밝혀

일본 후임 총리 선출을 위한 자민당 총재 선거전의 막이 올랐다. 그러나 긴장감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현지 언론은 물론이고 서구 외신도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후임 총리가 되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약식 선거 형식으로 치러지는 총리 선거전은 형식적 절차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스가 장관은 자민당 파벌 7개 가운데 5개의 지원을 확보했다. 뿐만 아니라 약식선거에 참여하는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 지부 연합회 대표들의 표도 상당수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일본 언론은 내다봤다.

8일 자민당은 총재 선거를 고시하고 후보 등록을 받았다. 스가 장관을 포함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정조회장), 이시바 시게루(石破茂·63) 전 자민당 간사장 등 3명이 고시 직후에 각각 지지 의원 20명 이상의 추천을 받아 후보 등록을 마쳤다.

자민당 총재 선거는 14일이다. 이후 16일 임시국회에서 차기 총리를 지명하고 선출하게 된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사진=AP·연합뉴스]


◆스가 대세론→스가 신드롬···8년 전 저서 원가 80배로

스가 장관은 이미 차기 총리 못지 않은 관심을 끌고 있다. 대세론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스가 신드롬'이라고 할 만한 현상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12년 펴낸 책 '정치가의 각오, 관료를 움직이게 하라'가 아마존 재팬에 한때 10만엔(약 110만원)의 가격으로 매물로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원가의 80배에 달하는 것이다. 스가 장관의 ‘관방장관 명함’도 온라인에서 1만2000엔(약 13만원)에 거래되는 등 국민들 사이에서 스가 장관에 대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4~6일 전국 유권자 1078명을 대상으로 전화를 통한 조사를 실시했다. 8일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기 총리 적합도를 묻는 설문에서 스가 장관은 무려 46%에 달하는 지지를 받으며 1위를 차지했다. 그동안 차기 총리 후보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던 이시바 시게 전 간사장은 33%로 2위로 밀려났으며, 기시다 후미오 정무장은 9%의 지지를 얻었다.

이처럼 여론이 우호적으로 돌아서면서 스가 장관이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남은 임기를 채우는 단기 총리에 머물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총리에 취임한 뒤 곧이어 중의원(국회의원)을 해산하고 총선거를 실시하면서 장기 집권을 노려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중의원의 임기는 4년이며, 현재 중의원 임기는 내년 10월까지다. 그러나 필요하면 총리가 해산을 시킬 수 있는 만큼 새 내각 출범 이후 총선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총리는 바뀌어도 정책은 바뀌지 않아

스가 장관이 후임 총리가 될 경우 아베 총리 2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스가 장관은 최근 발언을 통해 경제 분야에서 아베노믹스를 승계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아베노믹스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완화적 통화·재정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또 추가적인 경제적 조치를 취하는 데 망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 부문에서도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일 관계에 있어서도 강경한 태도와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일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일 관계에 대해서는 한국의 '국제법 위반'에 철저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8년 한국 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이 국제법인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조약)에 위배된다는 아베 정부의 입장을 이어간 것이다.

앞서 스가 장관은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이 양국 관계의 기본이라고 주장했다. 외교관계에 대해서도 미·일 동맹을 기반으로 하는 아베 총리의 기조를 바꾸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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