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중국 지방정부의 경제력 순위에 지각 변동이 나타나고 있다.
첨단 제조업의 중심으로 떠오른 장쑤성이 30년째 부동의 1위였던 광둥성의 턱밑까지 추격했다.
30일 중국신문망 등에 따르면 헤이룽장성을 마지막으로 중국 내 31개 성급 지방정부의 상반기 국내총생산(GDP) 규모 및 성장률 집계가 마무리됐다.
만년 2위 장쑤성의 맹추격이 눈에 띈다. 광둥성이 4조9234억2000만 위안으로 1위를 지킨 가운데 장쑤성이 4조6722억9200만 위안으로 2위를 유지했다.
다만 두 성 간 격차는 2511억 위안으로 지난해 상반기의 3737억 위안보다 1200억 위안 이상 감소했다.
하반기 성과에 따라 1989년부터 지난해까지 30년 연속 중국 내 GDP 순위 1위를 유지해 온 광둥성이 왕좌를 빼앗길 수도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영향이 희비를 갈랐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광둥성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 따른 무역 부진과 주문 감소 등으로 상반기에 마이너스(-2.5%) 성장을 기록했다.
이에 반해 첨단기술·콘텐츠·디자인 등 고부가가치 및 내수 중심 산업 육성에 성공한 장쑤성은 피해를 최소화하며 상반기 중 플러스(0.9%) 성장을 이뤘다.
실제 상반기 기준 광둥성의 2차산업(제조업) 생산은 전년 동기보다 6.2% 급감했지만 장쑤성은 0.2% 감소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수출입액 역시 광둥성은 7.1% 감소했고 장쑤성은 2.8% 줄었다.
10위권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후베이성의 경제 악화가 두드러졌다. 상반기 GDP 규모가 1조7480억5100만 위안으로 19.3% 급감하면서 순위가 지난해 7위에서 올해 10위로 미끄러졌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자동차 산업 투자 유치에 성공한 안후이성(성장률 0.7%)은 지난해 11위에서 9위로 뛰어올랐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확산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던 시짱(티베트)자치구 등 서부 지역이 괄목한 말한 성장률을 보였다.
시짱자치구의 상반기 GDP 규모는 838억3800만 위안으로 꼴찌였지만 성장률은 5.1%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시짱자치구의 코로나19 확진자는 단 한 명뿐이다.
상대적으로 일찍 조업 재개에 나설 수 있었다. 시짱자치구와 인접한 신장위구르자치구가 3.3%로 2위였다. 다만 최근 코로나19 확산의 새로운 진앙이 돼 하반기에는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부의 구이저우성과 간쑤성은 각각 1.5%의 성장률로 공동 3위를 기록했다.
제조업보다 서비스업 위주의 경제 구조를 갖춘 베이징·상하이 등 대도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와 각종 봉쇄 조치로 서비스업 침체가 심각했던 탓이다.
상하이의 상반기 성장률은 -2.6%로 순위도 10위권 밖(11위)으로 밀려났다. 마찬가지로 역성장(-3.2%)한 베이징은 허베이성에 역전을 허용하며 13위를 기록했다.
상반기 중 베이징과 상하이의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보다 각각 16.3%와 11.2%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