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없는 최저임금 줄다리기'...노·사 1만원 vs 삭감 재확인

2020-07-07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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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문재인 대통령 1만원 대선공약 지켜야"

경영게, "코로나 잡히지 않으면 어렵다는 말 엄살 아냐"

내년 최저임금 수준을 놓고 여전히 노사 간 팽팽한 줄다리기는 이어졌다.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에 대한 기존 입장에 대해 노동계와 경영계는 표정부터 변함이 없는 모습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제5차 전원회의를 열고 2021년도 적용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논의에 나섰다. 앞서 노동계를 대표하는 근로자위원은 올해 대비 16.4%를 인상한 1만원을, 경영계를 대표하는 사용자위원은 올해 대비 2.1%를 낮춘 8410원을 최초안으로 제출한 바 있다.

전원회의 심의에 앞서 박준식 위원장은 "이 자리가 승패를 가리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우리나라 미래를 위한 일자리와 삶과 미래를 지키는 지혜를 모으는 데 진정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한 치의 양보가 없는 양측을 향해 조속한 조정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최저임금 1만원 요구안을 재차 강조했다.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사용자위원 측이 지난 4차 회의에서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삭감안을 요구한 것은 저임 노동자의 기대를 저버리는 것"이라며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어렵고, 중소기업보다 청년·여성 최저임금 노동자가 더 절박하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최저임금제도는 최저임금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이지 사용자와 고용주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가 아니다"라며 "올해 2.8% 오른 최저임금은 저임 노동자가 느끼기엔 낮은 수준의 인상률로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우기 상황에서 힘겨운 저임 노동자에게 도움이 될 인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윤택근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최저임금 인상 요구를 거들었다.

윤 부위원장은 "오늘 2021년 최저임금에 대한 노사 양측의 수정안을 제출해 줄 것을 위원장이 요청했다"면서 "4차 전원회의에서 노사 양측이 제출한 최저임금 요구안에 대한 검토 의견이나 깊이 있는 논의 한번 없이 위원장은 노사 수정안을 내라고 이야기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2020년까지 1만원 최저임금을 달성하겠다고 했으나 이미 약속을 어긴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정부가 주도적으로 책임감 있게 나서서 최저임금 1만원을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부위원장은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불안을 야기한다는 통계 또는 연구결과도 없다"며 "상생이란 노동자의 희생이 아니라 재벌과 대기업의 양보가 우선돼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영계를 대변하는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4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위원은 정말 절박한 심정으로 최저임금 인하안을 제출했다"며 "코로나19로 경제성장률도 그렇고 기업 여건도 어려운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류 전무는 "우리나라 최저임금 인상은 속도나 증가율에 있어 높은 수준이고 산업현장에서는 일감 자체가 없어 빚으로 근근이 버텨간다"며 "청년 알바는 하늘의 별 따기라는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 또 전시상황과 같은 측면에서 볼 때 내년 최저임금은 확실히 안정적으로 갈 수 있도록 산업현장 내용 반영해 결정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태희 중소기업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 역시 최저임금 인하를 주장했다. 이태희 본부장은 "여러 차례 말씀처럼 전대미문 위기 속에서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은 역대 최대 규모 대출 지원과 정부지원금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다"며 "그렇지만 코로나 잡히지 않으면 얼마나 버틸지 모르겠다는 하소연이 많고 이 말은 엄살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소기업중앙회가 내년 최저임금 관련 입장을 냈는데, 위기 극복을 위한 최고 안전망은 일자리라는 얘기"라며 "지금 절박하고 어려운 현실이지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어려운 현실이 최저임금 심의에 잘 반영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7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열린 제5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 참석한 위원들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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