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농진청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총 87개 농장이 과수화상병 확진판정을 받았다. 충주 67곳, 안성 10곳, 제천 7곳, 음성·천안·익산 각 1곳이다.
세균병인 과수화상병은 주로 사과나 배 등 장미과 식물에서 발생하고, 감염될 경우 잎과 꽃, 가지, 줄기, 과일 등이 마치 불에 탄 것처럼 붉은 갈색 또는 검은색으로 변하며 말라 죽는다. 주로 5∼6월에 발생하는데 최근 이상기온과 함께 비가 내리고 발병이 쉬운 온도(25∼27도) 조건이 조성되면서 예년보다 발생 건수가 늘었다는게 농진청 설명이다.
농진청은 지난달 25일 위기 경보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올린데 이어 일주일 만에 다시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조정했다.
대책상황실에서는 투입 가능한 인력을 총동원해 과수화상병 확산을 막기 위한 긴급 예찰과 매몰 지원, 사후관리 등 공적 방제를 한다.
집중발생지역은 중앙에서 전문가를 파견해 현장 조사를 추진하고 농림축산식품부, 검역본부(역학조사), 지방자치단체, 농협 등 관련 기관 간 협력체계도 강화한다. 현재 과수화상병이 가장 심각한 충주 지역은 전문인력 68명을 투입, 사과·배 전체 농장을 조사 중이다.
이번에 처음 의심 신고가 들어온 경북 영주와 인근 지역인 문경, 예천, 봉화 등 사과 주산지 농장에는 지난달 30일부터 28명을 투입해 조사하고 있다.
처음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익산은 발생 지점에서 100m 이내에는 과수원이 없지만 2㎞ 반경 8개 농장을 대상으로 긴급 조사를 마쳤다. 현재 추가로 5㎞ 반경 13개 농장을 대상으로 예찰을 하고 있다. 이어 오는 8일부터 19일까지 특별관리구역(9개 시·군) 등 전국의 사과와 배 농장을 예찰할 계획이다.
아직 과수화상병 확진 사례가 나오지 않은 경북과 전남 등은 '청정지역 유지'에 초점을 두고 선제 방역을 하기로 했다.
농진청은 현재 나무 주사를 통해 항생제를 투입해 치료하는 방법과 세균을 잡아먹는 바이러스인 박테리오파지를 통한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과수화상병에 저항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유전자원을 바탕으로 저항성 계통과 품종을 개발할 계획이다.
농진청은 생물안전관리 3등급(BL3급) 격리연구 시설을 구축하고, 오는 2022년 하반기부터 오염나무를 심어 현장 실험을 할 예정이다.
김경규 농진청장은 "세계적으로도 방제기술이나 방제약제가 개발되지 않은 과수화상병으로 피해를 본 과수농가의 심정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며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하고, 현재 진행중인 방제기술 개발에 가용 가능한 모든 연구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