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하경정] 성장률 2.4→0.1%로 대폭 하향...코로나 재확산시 역성장 가능성도

2020-06-0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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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코로나19 재확산 없다는 전제...."상황 바뀌면 추가 대책 강구"

해외 주요 기관 대비 낙관적...경상수지 흑자 규모 580억달러로 제시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1%로 낮췄다. 신종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때문이다. 하반기 코로나19가 재확산할 경우 우리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가 1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경제 전망 수정 지표를 보면, 2020년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기존 2.4%에서 0.1%로 대폭 하향했다. 내년에는 3.6%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통상 상반기 경제 상황을 반영한 경제성장률 수정 전망치를 7월에 발표한다. 올해는 코로나19 시국을 반영해 한 달 정도 앞당겼다. 

코로나19 상황을 반영해 정부가 성장률을 0.1%로 낮췄지만 해외 주요 기관에 비하면 장밋빛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1.2%로 제시했으며 3대 신용 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1.5%), 피치(-1.2%), 무디스(-0.5%) 등도 줄줄이 마이너스 성장 전망을 내놓은 상태다.
 

[자료=기재부 제공]

우리나라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최근 수정 발표한 경제 성장률 -0.2%보다는 긍정적이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전망치(0.2%)보다는 다소 낮은 수치다.

정부가 성장률을 0.1%로 전망한 것은 추가경정예산안(추경) 등의 정책적인 효과가 반영된 결과다. 확장적 거시 정책에 기반한 소비·관광 활성화와 투자 활력 제고 등이 성장률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결국 현재 할 수 있는 것은 '돈 풀기'를 통해 경기를 부양하는 것이다.

정부의 목표대로 0.1%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가 전제 조건이 있다. 하반기 코로나19 사태가 해소돼야 한다.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재확산하거나 겨울철 2차 대유행이 현실화하면 0.1% 성장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다른 나라에 비해서 우리나라 경기 상황이 낫다고는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불안 심리로 경제 활동이 위축되면서 내수가 부진한 상태다. 대외 여건 악화로 수출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미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1.4%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2분기에는 마이너스 성장 폭이 더 커질 전망이다. 코로나19가 우리나라보다 늦게 발생한 미국, 유럽 등의 영향을 반영해 수출·투자 감소는 2분기에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분명히 추가적인 하방리스크는 존재한다"면서 "상황이 더 안 좋아지면 추가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어떻게 해서든 마이너스 성장만은 막겠다는 의지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차관보가 지난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과 관련 사전 상세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기재부 제공]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지난해보다 20억달러 감소한 580억달러로 제시했다. 수출이 1년 전보다 8.0% 감소하지만 수입이 8.7%로 감소 폭이 더 클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유가 하락으로 교역 여건이 개선됐지만 코로나19로 봉쇄 조치 등이 이뤄지며 전 세계 교역이 위축됐다. 이로 인한 수출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판단, 지난해보다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취업자 수는 지난해와 동일할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로 고용 충격이 이미 시작됐지만 정부의 일자리 지원 사업 등 정책 효과가 이를 일부 보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취업자 수 변화가 없어 고용률(15~64세)은 1년 전보다 0.4%포인트 하락한 66.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와 동일한 0.4%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내수 부진 등 공급과 수요측 원인이 중첩된 영향이다. 

민간소비는 올해 1.2% 감소한 뒤 내년 4.5% 증가로 반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1분기 코로나19 확산으로 민간소비가 잔뜩 위축됐지만 소비·관광 활성화 지원 정책 등에 따라 완만한 속도로 개선될 것이라고 봤다.

설비투자는 올해 1.7% 증가한 데 이어 내년 6.0%로 증가 폭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투자는 올해 1.0% 감소하지만 내년 0.5% 증가로 돌아설 것으로 봤다.

이형일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은 "4월 소매판매가 살아나는 등 GDP의 절반을 차지하는 민간소비의 감소 폭이 줄어 (성장이) 감소는 하겠지만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다고 봤다"며 "소비 대책과 기타 투자 대책 등을 기반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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