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의 ‘경제전쟁’에서 모든 국민에게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재난기본소득’이 논란입니다. 경기도가 도민 1인당 10만원씩 지역사랑상품권을 주기로 결정하면서 찬반 양론은 더 커졌죠.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긴급 생존자금 지원과 지역 경제, 특히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살리는 좋은 아이디어라고 합니다. 하지만 반대하는 이들은 “나라 곳간을 거덜내는 포퓰리즘”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요.
경기도에 따르면 여론조사 결과, 도민의 78%가 재난기본소득 지급에 찬성하고 73%가 지역화폐 지급 방식을 선호한다고 합니다. 찬성 입장이 다른 여론조사에 비해 높은 편이지만 국민 10명 중 서너명은 반대하는 듯해요.
이 대목에서 재난기본소득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강남훈 한신대 교수(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대표)가 들려준 얘기를 떠올려 봅니다.
“재난기본소득을 전 국민에게 주면 이들 중에서 기부하려는 사람들이 나올 겁니다. 중산층 이상 고소득자 중 자발적으로 기부하는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그래서 지급할 때부터 전액 수령, 일부 기부, 전액 기부처럼 선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기본소득이 부자들이 존경받는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하는 셈이죠.”
이는 재난기본소득 수령을 거부하는 소신파, 받더라도 찜찜한 반대자들에게도 해당하는 말일 겁니다. "싫지만, 받아서 다른 좋은 데 쓰자"라고 생각하면 되지요.
한편으로, 저는 강 교수 말에 동의하면서도 다른 생각도 합니다. 잘사는 이들뿐 아니라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며 덜 가난한 분들도 기부행렬에 속속 동참할 거란 점에서요. 요즘 코로나19 성금을 낸 분들의 사연, 면면을 보면 그렇잖아요. 돼지저금통, 꼬깃꼬깃 접은 몇 천원 지폐···.
4월부터 6월까지 경기도의 다양한 사회복지기관, 시민단체들이 적극적으로 '열일'할 때라고 봅니다. 지역상품권을 후원금으로 받아 유효기간 3개월 동안 투명하게 잘 쓰면 되지요.
교회, 성당, 사찰도 헌금과 시주를 지역상품권으로 받아 좋은 곳에 쓰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국세청은 ‘당연히’ 연말정산에서 지역상품권도 기부금 공제에 포함시켜야 하겠지요.
SNS에서 기본소득 아름다운 기부, ‘기소아기 챌린지’가 대유행할 수도 있겠네요.
4월, 1인 10만원 지역상품권을 받으러 주민센터를 찾을 경기도민 중 기부하고 싶은 분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경기도가 추가 아이디어를 발표하면 더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