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용품·화장품 업계에서는 디자인과 마케팅이 제품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제품 포장 용기의 디자인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경쟁이 치열한 데다가 유사 제품이 쏟아지는 가운데 색이나 재질 등 디자인으로 브랜드의 정체성이나 제품 차별화를 꾀하기 때문이다.
애경산업은 올해 생활용품·화장품 ‘붐업’ 열쇠를 오윤재 디자인센터장에게 맡겼다. 세종대학교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오 센터장은 2001년 애경산업 디자인팀의 신입사원으로 입사, 올해로 애경산업에 몸담은 지 20년이 됐다. 오 센터장은 현재 애경산업에서 출시되는 생활용품, 화장품 전반의 디자인을 총괄하고 있다.
애경산업의 스테디셀러 제품들은 모두 오 센터장의 손길을 거쳐 세상에 나왔다. 오 센터장은 마리끌레르, 포인트 디자인을 담당했으며 이후 2004년부터 2016년까지 대표적인 퍼스널케어 브랜드 2080, 케라시스, 에스따르 등 디자인을 담당했다.
특히 케라시스 퍼퓸 디자인을 기획하면서 호주 출신 일러스트 작가 ‘옐레나 제임스’와 컬래버레이션 제품을 내놓은 장본인이다. 2017년부터는 화장품 디자인 팀장을 맡아 애경산업의 대표 화장품 브랜드 AGE 20’s, 플로우, 루나 등의 디자인을 담당했다.
20년간 애경산업의 주요 제품 디자인의 밑그림을 그려온 오 센터장은 그만의 철학이 확고하다. 오 센터장은 “제품 디자인은 우리 회사가 제품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보여주고 고객과 접점에서 만나는 첫 번째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라면서 “제품의 본질적 가치를 파악하고 이를 시각적인 디자인으로 담아내기 위해서는 제품 개발을 주도한 마케터와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회사가 어떤 가치와 기술을 담아 제품을 만드는지, 그것을 고객들에게 어떻게 전달하고 싶은지를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게 ‘디자인’이라는 것이다. 그는 “디자이너에게 있어 단번에 모든 사람들이 감탄할 수 있는 좋은 디자인을 창조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디자인에 어떤 철학과 의도를 담았는지, 개발한 의도가 무엇인지를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오 센터장은 과거 패션에서 디자인 트렌드를 이끌었다면, 최근에는 인테리어·화장품 산업에서 디자인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인테리어와 어울리는 생활용품, 화장품을 디자인하는 데 힘쓸 방침이다.
오 센터장은 “개인적으로는 디자인 영감을 얻기 위해 여행 등 다양한 경험을 하고자 노력한다”며 “디자인센터의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들의 창의적인 생각이 디자인적 사고에 머물지 않도록 다독이면서 디자인과 기술을 잘 융합해 애경산업의 미래를 보여줄 수 있는 디자인센터가 되도록 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