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박항서호, 3-0으로 60년 만에 SEA 우승 (종합)

2019-12-10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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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안 반 하우 2골, 도흥중 1골

1959년 이후 60년 만에 첫 우승

박항서 감독 76분 퇴장당해 강렬한 모습 남겨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에 금메달을 안겼다. 60년 만에 첫 우승이다.

베트남 U-22(22세 이하)팀은 12월 10일(이하 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에 위치한 리잘 메모리얼 스타디움에서 열린 인도네시아와의 2019 필리핀 ‘동남아시안게임’(SEA)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3-0으로 승리했다. 박항서 감독은 동남아 10개국이 참가하는 SEA게임에서 60년 만에 베트남 첫 우승이라는 역사를 썼다.
 

베트남에게 SEA 우승 트로피를 안긴 박항서 감독. [사진=연합뉴스]


월남(South Vietnam)은 1959년 SEA게임 첫 대회에서 우승했다. 그러나 베트남 통일 이후 이 기록은 언급되지 않는다. 통일 전 월남의 선전이 그 이유다. 베트남은 이 대회와 인연이 없었다. 대회 트로피는 60년간 베트남을 외면했다. 가장 최근 결승전은 2009년으로 10년 전이다. ‘스즈키컵’은 수차례 우승했지만, SEA게임에서는 맥을 못 췄다.

이날 인도네시아와의 결승전에서 박 감독은 60년 한풀이에 나섰다. 전반 초반은 인도네시아가 공격을 주도했다. 베트남은 패스 미스가 많았다. 제공권을 가져오기 부족했다. 그러던 전반 39분 찬스가 왔다. 인도네시아 수비수의 파울로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프리킥을 얻었다. 천금 같은 기회. 프리킥 찬스에서 수비수 도안 반 하우(베트남)가 186㎝의 피지컬 우위를 선점해 헤더로 인도네시아의 골망을 흔들었다. 베트남은 이 골에 힘입어 전반전 종료 결과 1-0으로 앞섰다.

후반전에 들어선 인도네시아는 다리가 풀렸다. 베트남의 공세가 계속됐다. 후반 59분 베트남의 두 번째 득점이 터졌다. 주장 도흥중이 마무리를 지었다. 수비수를 맞고 튀어나온 공이 도흥중 앞으로 굴러왔다. 그는 지체없이 강력한 슈팅을 날렸다. 두 점 차로 격차를 벌렸다.

후반 70분 박 감독은 열정적으로 베트남을 ‘진두지휘’(陣頭指揮)했다. 끝까지 방심하지 않게 만들기 위해서다. 공격수를 빼고 수비수를 투입했다. 인도네시아 코칭스태프는 혼란에 빠졌다. 흥분을 해 심판에게 경고를 받았다.

후반 73분 도안 반 하우가 또다시 골을 넣었다. 인도네시아 페널티박스 오른쪽 외곽지역에서 시작된 프리킥을 골키퍼가 막았지만, 침투한 도안 반 하우를 놓치고 말았다. 경기 2호골. 단번에 박항서호의 구세주로 떠올랐다. 베트남은 경기가 17분 남은 상황에서 이 골로 전광판에 3-0을 만들었다. 인도네시아는 사기가 한풀 꺾였다. 박 감독은 투지를 보였다. 후반 76분 심판에게 항의하다가 퇴장(레드카드)당했다. 끝까지 강렬한 모습을 보였다. 관중석으로 올라가는 그 순간까지 베트남에 힘을 실어줬다.

베트남 응원단은 박 감독의 퇴장에 더욱 불이 붙었다. “박항서, 박항서”를 끊임없이 외쳤다. 그는 이 장면에서 베트남 축구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경기 종료 결과 베트남은 60년 만에 우승했다. 그 중심에는 ‘영웅’ 박항서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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