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커머스 업체들의 공세와 최근 몇년 새 급격히 증가한 헬스앤뷰티(H&B) 스토어, 면세점의 증가로 인해 더이상 백화점에서 화장품을 사는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2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1층의 변화는 이미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업계 1위 롯데백화점만 해도 수십년간 고수했던 화장품 매장을 대폭 물갈이 하고 해외 명품과 체험 공간으로 탈바꿈 하고 있다.
영국 외 프랑스, 일본에 입점한 적은 있지만 한국에선 롯데백화점이 처음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둘러봤을 정도로 공들여 유치했다. 롯데백화점은 작년 말 문을 연 안산점 신관 1층에 무인양품을 넣는 등 리빙 분야를 키우고 있다.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는 소비 양극화 추세에 맞춰 더콘란샵 외에도 주요백화점 1층을 ‘프리미엄’ 매장으로 변신시키고 있다.
서울 소공동 본점을 비롯해 잠실점, 부산 본점 등 주요 점포를 화장품 매장 대신 해외 명품 매장을 주력 배치할 계획이다. 또한 2층과 5층은 각각 여성용 명품과 남성용 명품 층으로 꾸밀 계획이다. 2021년 문을 여는 롯데백화점 동탄점도 프리미엄 백화점이 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찾을 수 있도록 '체험형 매장' 투자도 많이 할 계획이다. 김포공항점에 선보인 ‘쥬라기 월드 특별전'은 7월 오픈한 이후 4개월간 20만명이 방문하는 성과를 거뒀다. 행사 이후 김포공항점 신규 고객 유입률은 67.7%로 다른 점포에 비해 25%포인트 이상 늘었다. 롯데백화점은 향후 이런 체험형 행사를 계속 유치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백화점 꼭대기층에 흔했던 식당가를 1층으로 옮겨왔다. 천호점의 식음료존 ‘더 라운지’가 바로 그것. 백화점 1층의 일부지만 300㎡(약 90평) 규모에 통유리의 개방감을 더한 이곳에는 SPC그룹 계열 레스토랑과 커피전문점이 들어서 마치 호텔 1층 라운지 바를 연상케 한다. 현대백화점은 호응에 힘입어 2021년 미아점 2층 후문 출입구에 330㎡(약 100평) 규모의 오픈형 레스토랑과 카페를 열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아예 별관 건물 전체를 리빙관으로 변신시켰다. 지난 10월 25일 B관 건물 전체 영업면적 4950㎡(약 1500평)를 가구·생활용품·가전 등을 판매하는 리빙관으로 오픈했다. 약 한달 만에 생활부문 매출이 3배나 껑충 뛰는 효과를 봤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의 얼굴인 1층의 변화는 달라지는 소비 트렌드의 척도라 할 수 있다"면서 "오프라인 위기 속에서도 백화점을 찾을 수 있는 유인책을 마련하기 위해 점포별로 색다른 아이디어 마련에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