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환경부는 기상청의 기후 시나리오를 활용해 전국 229곳의 지자체를 대상으로 2021~2030년 폭염 위험도를 평가해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현재 수준에서 온실가스를 줄이지 않으면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63%가 '폭염 고위험' 지역이 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온실가스 저감 없이 현재 추세로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경우를 전제로 한 RCP 8.5를 적용할 경우, 높음 이상 지역은 145곳(매우 높음 72곳·높음 73곳)에 달했다.
다만 온실가스 저감 정책이 실현되면 다행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기온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박교선 농촌진흥청 사과연구소장은 "기온 상승에 따라 과거 대구 인근이었던 사과 주산지는 현재 경북 북부로 올라갔고, 미래가 되면 강원도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농진청은 고온에서도 빨갛게 색깔이 잘 들고 저장성이 우수하면서 맛있는 추석용 품종인 '아리수'를 개발했다. 현재 추석용으로 인기가 높은 홍로와 함께 과수 농가 수익에 보탬이 될 것으로 농진청은 기대한다.
아리수의 가장 큰 특징은 일반 사과보다 고온에서 발육이 잘 된다는 것이다. 흔히 사과는 생육기 기온이 높아질수록 사과 품질이 나빠진다. 이 때문에 사과의 재배지가 꾸준히 북상하고 있다.
박 소장은 "기존 사과 재배지역은 생산된 사과의 착색과 저장성 불량, 낙과 발생으로 품질이 불량해진다"며 "기존 사과 생산 지역의 재배면적 감소, 작목전환 등으로 사과 산업이 흔들릴 뿐만 아니라, 기존 재배자의 작목 전환 등 어려움을 예상한다"고 우려했다.
이어 "아리수는 기존 사과 재배지역에서도 색깔이 잘 들고 낙과가 없으며 저장성이 우수해 고품질로 생산이 가능한 품종"이라고 설명했다.
병충해에 강한 것도 아리수의 장점이다. 국산 품종인 '홍로'에 비해서는 탄저병과 갈색무늬병에 강하다. 그래서 장마 시기에 집중 방제를 하면 1~2회 약제 살포 횟수를 줄일 수 있다.
박 소장은 "동일 출하 시기의 홍로 품종보다 낙과(과일 떨어짐)가 훨씬 적어 낙과방지제 살포를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며 "마찬가지로 꽃 솎기 등 결실관리에서도 노동력이 매우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고품질의 품종 생산은 후지나 쓰가루, 썸머킹 등 외국산 품종을 대체할 수 있는 효과도 가져온다. 특히 농진청은 노동력이 적게 드는 일본산 품종인 '후지'를 대체할 수 있는 고품질 만생 품종, 건강 기능성이 높은 안토시아닌 사과 품종을 개발하고 있다.
박 소장은 "우수한 국내 육성 품종을 외국에 등록 후 로열티를 받을 수 있도록 국외 출원, 국외적응성 시험을 지속해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