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노동자 "오토바이 보험료 1년에 1800만원…대책 마련 촉구"

2019-07-15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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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대행 노조 '라이더유니온', 보험 가입 실태 발표

과도한 보험료 인하, 이륜차 관리시스템 개선 등 요구

보험업계 "높은 사고율 탓 손해율 150~160% 달해"

배달 노동자들이 배달 대행 서비스에 이용되는 이륜차(오토바이) 보험료가 지나치게 높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보험업계는 과도한 속도경쟁으로 인해 사고 발생률이 높아지고 결국 이륜차보험의 손해율 상승요인이 되는 만큼, 현행 보험료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배달 대행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은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손해보험협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도한 이륜차보험 보험료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라이더유니온에 따르면 이륜차보험은 크게 영업용과 개인 출퇴근용으로 나뉜다. 영업용 중에서도 패스트푸드점, 치킨집 등 가게 소유의 오토바이를 모는 배달 기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비유상보험'과 퀵, 배달 대행 기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유상보험'으로 구분된다.

현재 비유상보험에 가입한 오토바이는 약 13만대이며, 유상보험에 가입된 오토바이는 약 2만대 수준이라고 노조는 추산했다.

라이더유니온이 한 손보사에서 배달 대행 노동자 20대 C씨의 이륜차보험료를 산정해본 결과 종합보험 가입 시 1800만원이었으며, 기본보장만 되는 책임보험 가입 시에도 400만~500만원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라이더유니온이 지난 5~6월 배달 대행 노동자 49명을 대상으로 자체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보면 '유상운송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는 응답이 전체의 61.7%를 차지했다. 이들 중 93.7%는 '보험료가 너무 높아서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배달 대행 노동조합 '라이더유니온' 관계자들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손해보험협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김민수 기자]


박정훈 라이더유니온 위원장은 "높은 보험료 때문에 월 오토바이 리스비만 60만원 가량이며, 이 리스비를 위해서 더 열심히, 위험하게 오토바이를 탈 수밖에 없다"며 "사고로부터 사람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들어야 하는 보험 때문에 사고의 위험이 커지는 아이러니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위원장은 "배달로 이윤을 얻고 위험을 창출하는 사업자들은 아무 책임감이 없고, 보험사는 나 몰라라, 국가는 방치하고 있다"면서 "면허, 정비, 교육 등 이륜차 관리 시스템부터 사고예방 위한 산업규제, 안전배달료 도입 등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험업계는 배달 대행 노동자들의 사고율이 높아 현 수준의 보험료를 책정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륜차보험료가 비싼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이륜차보험의 손해율이 150~160%에 달해 보험료 책정에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현재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에서 정부와 관계 기관, 배달 노동자, 보험업계 등이 함께 이 같은 문제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라이더유니온은 손해보험협회에 면담을 요청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이들은 향후 주요 보험사와 금융감독원, 국토교통부 등을 상대로 이륜차 시스템과 배달용 보험 현실화를 위한 단체 행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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