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업계 1위였던 영광을 상기하며 택배메가허브터미널 구축을 통해 재도약의 초석을 다지겠다.”
박찬복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는 20일 오후 충북 진천군 롯데글로벌로지스 부지에서 열린 ‘중부권 택배메가허브터미널’ 기공식 행사에서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매년 10% 이상 성장하고 있는 택배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메가허브터미널 구축을 결정했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국내 택배 물동량은 2014년 16억2325만 박스에서 지난해 25억4278만 박스를 기록했다. 5년 만에 55% 이상 증가한 셈이다.
이처럼 택배 시장이 폭증하자, 롯데글로벌로지스도 과감한 투자에 나선 것이다. 오는 2022년 1월 준공을 목표로 택배 메가허브터미널에 3000억원을 투입한다.
택배 메가허브터미널은 전체 14만5000㎡(4만4000평) 부지에 연면적 16만8000㎡(5만평) 규모, 지상 3층으로 건립된다. 택배 상하차 작업과 분류작업이 진행되는 택배터미널은 2개층으로 면적 12만8000㎡(3만8000평) 규모다. 이 시설은 첨단 자동화 설비를 탑재, 하루 150만 박스를 처리할 수 있다 .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택배사업 부문에서 허브터미널 구축을 기점으로, 오는 2023년 매출액 1조3300억원, 영업이익 46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박 대표는 업계 1위인 CJ대한통운에 도전장도 꺼내들었다. 그는 “CJ대한통운이 언제까지 독보적일 순 없다. 당장은 CJ대한통운과 격차가 커 한번에 제칠 순 없겠지만, 메가허브터미널 구축을 시작으로 점차 따라잡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택배시장 점유율은 CJ대한통운이 48%로 독보적인 수준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와 한진이 각각 12~13% 수준으로 2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이다.
박 대표는 택배메가허브터미널 구축으로 한진과의 승부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란 자평이다. 택배 메가허브터미널의 위치를 진천으로 선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진천은 수도권과 지방권 물량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이 있다”며 “메가허브터미널을 거점으로 두고, 각각의 지점으로 이동시키는 방식인 허브앤스코프 시스템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포인트 투 포인트(PTP) 방식으로 운영했다. 전국 15개 터미널 중 수도권에 8개의 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던 것. 이 시스템은 신속한 배송은 가능하지만, 물량이 많아지면 효율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앞으로 롯데글로벌로지스가 허브앤스코프 방식으로 운영하게 되면, 4%가량 원가 절감은 물론 운영 효율화로 하루 215만 박스의 택배물량을 소화할 수 있다.
박찬복 대표는 택배메가허브터미널을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특화 시설로 설계, 이커머스 시장 대응 능력도 높이겠다는 포부다. 예를 들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오는 2020년 상반기 선보이게 될 이커머스 통합 앱 ‘롯데온(ON)’과 연계해 고객니즈(수요)를 고려한 물류서비스를 내놓겠단 얘기다.
박 대표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빅데이터,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새로운 기술이 동시다발적으로 나오면서 산업의 표준이 바뀌고 있다”며 “디지털 혁신(DT: Digital Transformation)을 기반으로 구축한 메가허브터미널은 (우리의) 비전인 세계 상위 물류 기업으로 성장하는 전초기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천(충북)=김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