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룩스 켑카와 브라이슨 디섐보(이상 미국)가 악명 높은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을 비웃 듯 ‘버디쇼’를 펼쳤다. 둘은 ‘명인열전’ 마스터스(총상금 1100만 달러) 첫날 공동 선두로 출발했다.
켑카와 디섐보는 12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1라운드에서 나란히 6언더파 66타를 적어내 공동 선두로 나섰다.
투어 통산 5승 가운데 메이저 대회에서 3승을 거둬 ‘메이저 사냥꾼’으로 불리는 켑카는 생애 첫 그린재킷을 입을 기회를 잡았다.
켑카를 위협한 건 ‘필드의 과학자’로 불리는 괴짜 골퍼 디섐보였다. 대회 첫날 가장 화려한 스코어카드를 장식하며 켑카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디섐보는 무려 버디 9개를 잡아내며 보기 3개를 적어내 6타를 줄였다. 마스터스에서 투어 통산 6승 도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전반에 버디 3개와 보기 2개로 1타를 줄인 디섐보는 후반 12(파3), 13번(파5)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은 뒤 14번 홀(파4)에서 보기를 적어냈다. 하지만 15~18번 홀에서 4연속 ‘버디쇼’를 펼치며 환상적으로 첫날을 마무리했다. 특히 18번 홀(파4)에서는 196야드에서 친 두 번째 샷이 깃대를 강하게 맞고 홀컵 위를 튕겨 나오는 바람에 샷 이글 기회를 놓칠 정도로 샷 감이 좋았다.
단독 3위는 노장 필 미켈슨(미국)의 차지였다. 메이저 통산 5승 가운데 3승을 마스터스에서 수확한 미켈슨은 첫날 5언더파 67타로 선두권을 1타 차로 바짝 쫓았다. 미켈슨도 버디 7개와 보기 2개를 묶은 스코어카드를 제출했다. 미켈슨 역시 후반 9개 홀에서 버디 5개를 뽑아내는 저력을 선보였다.
세계랭킹 2위 더스틴 존슨(미국)이 4언더파 공동 4위에 이름을 올린 가운데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도 2언더파 공동 11위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우즈는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비교적 안정적인 첫날을 보냈다. 특히 마스터스 첫날을 70타로 마감한 해에 세 차례 우승을 차지해 예감이 좋다. 우즈는 이 대회에서 투어 통산 15번째 메이저 우승과 5번째 그린재킷을 노린다.
최근 상승세로 강력한 우승 후보에 이름을 올렸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버디 5개를 잡고도 보기를 6개나 쏟아내 1오버파 공동 44위에 그쳤다.
한국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마스터스에 출전한 김시우는 버디 4개와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를 맞바꿔 이븐파 공동 29위로 출발해 아쉬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