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배모씨(35)는 주말을 앞두고 강원 속초 조양동 부모의 집을 찾았다가 이번 화재에 크게 놀랐다.
화재의 직접적인 피해를 받고 있는 교통과는 거리가 떨어져 있지만 강한 바람을 타고 불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배씨는 "지금 계속 강한 바람이 불고 있어 부모님 아파트까지 피해가 올까 걱정이 크다"면서 "빨리 불이 잡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4일 강원도 인제에서 시작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속초 시내까지 덮쳤다. 이에 아파트 단지와 주택 밀집 지역 주민들이 긴급해 대피했다.
속초시는 바람꽃마을 끝자락 연립주택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린 데 이어 한화콘도와 장천마을 인근 주민들은 청소년수련관으로 대피하라고 재난문자를 보냈다.
영랑동과 속초고 일대, 장사동 사진항 주민들에게까지 대피령을 내렸다. 이날 속초 장사동과 영랑동 주민 500여명이 영랑초등학교에 대피 중이다.
또 교동 일대 주민은 교동초교와 설악중학교에, 이목리와 신흥리 일대 주민들은 온정초교에 각각 대피한 상태다.
현재까지 주민 대피 인원만 314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피한 주민들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상황이다. 특히 숲세권 지역 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혹시라도 집에 불이 옮겨붙지는 않을까'하는 걱정으로 휴대전화 뉴스를 지켜보며 눈을 떼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