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창업자들을 믿고 제주도에서 ‘제2의 삶’을 꿈꿨던 한 프랜차이즈 가맹점주가 전 재산을 날릴 위기에 처했다.
21일 제보에 따르면 한식 프랜차이즈 ‘이화수육개장’ 제주1호점(이하 제주점) 가맹점주 A씨는 본부가 제시한 예상 매출액의 반 토막밖에 올리지 못하고 있다.
매장 개장 이후 애월읍사무소에서 도로 불법 점령을 이유로 건물과 대로변 사이에 차량 진입을 막는 울타리를 설치했기 때문이다. A씨는 “울타리 설치로 도로 접근이 차단됐을뿐더러 로드숍 상권이라 하기엔 유동인구도 적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이화수육개장 가맹본부에서 제주점 계약을 체결하면서 이를 “몰랐다”고 하는 데 있다.
가맹본부가 울타리 설치 전 A씨와 가맹계약을 진행하면서 해당 건물 위치를 ‘로드숍 상권’이라며 A급 입지로 분류하고 예상 월 매출을 과도하게 부풀려 얘기한 것이다. 제주점 가맹 계약 전 녹취록에 따르면 이화수육개장 가맹본부 측은 A씨에게 “월 매출 6000만~7000만원도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A씨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이화수육개장 제주점 실제 월매출은 3000만원 후반대에서 4000만원 초반 사이다. 처음 12명을 고용했던 종업원은 개장 1년도 안 된 현재 아르바이트 직원을 포함한 총 4명으로 줄였다.
현행법상 가맹본부는 가맹 계약 전 새로 출점하는 지역과 가까운 지점 다섯 군데의 최고·최저 매출액을 제외하고 산정한 예상 매출액을 가맹 희망자에게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제주지역의 경우 A씨가 이화수육개장 첫 매장이었기 때문에 인근 지역에 비교 대상이 없었다. A씨가 대동한 전문가의 추천 입지도 본사 측에서 거절했던 터라, A씨는 본부 측에서 제시한 5개 입지 가운데 가장 평점이 높은 곳을 골라 입점할 수밖에 없었다.
A씨는 “매출의 문제가 아니다. 매장에 인접한 도로를 따라 매장으로 차량이 진출입할 수 있다면 우리도 할말이 없는데, 핵심은 음식장사를 하면 안 되는 곳에 가맹점을 열라고 한 본부의 입지 분석이 잘못된 것”이라며 “관할 지역 팀장뿐만 아니라 본사 영업본부장까지 와서 월 6000만~7000만원, 최소 5000만원 매출을 자신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화수육개장 제주지역 담당 팀장 S씨는 “매장 영업에 문제는 없는데 건물주 등 외적인 부분으로 점주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의견을 묻고 지원해줄 수 있는 방법을 최대한 찾아주려고 논의 중인데 당황스럽다”며 “계약은 법적인 요건에 맞춰서 했고, 매출은 정확한 산정이 가능하다기보다 서류상으로 대략적 범위를 명시화했다”고 말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해당 지역에 가맹본부가 보유한 매장이 없다면 예상매출액 산정 자료를 줄 수 없겠지만, 간이 제공 방식으로라도 줘야 한다. 상권분석 등 가맹본부 자료가 점주 계약 체결에 영향을 미쳤는지가 중요하고, 그 자료의 근거가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면 허위과장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화수육개장과 족발보쌈 전문 ‘소담애’ 등을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기업은 에브릿(EVERIT)으로 대전에 본사를 두고 있다. 에브릿의 정은수·이영환 대표는 청년 사업 성공신화로 잘 알려져 있다. 에브릿은 2017년 아워홈과 연 350억원 규모의 식자재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