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세원 교수 "누군가 죽게 한다면 감당할 자신 없어" 정신과 의사 된 사연

2019-01-02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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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올라온 임세원 교수 추모 그림[사진=연합뉴스]


지난달 31일 진료 중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린 숨진 임세원 교수의 연민 가득했던 성품이 알려져 안타까움이 더해지고 있다.

20년간 우울증과 불안장애 연구와 자살 예방에 힘 써온 임 교수는 실제 우울증을 경험하기도 했다.
임 교수는 2011년 한국형표준자살예방교육 프로그램 '보고듣고말하기'를 개발한 바 있다. 당시 이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된 계기를 SNS에 설명하면서 자신이 신경정신의가 된 이유도 소개했다.

임 교수는 "내 눈앞에서 누군가를 죽게 한다면 그것을 감당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라며 "나는 흉부외과의 꿈을 접었다. 그리고 흉부외과와는 가장 거리가 먼, 아둔한 손으로 최소한 환자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 정신과 의사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1996년 흉부외과에서 인턴생활을 시작했다.

임 교수는 정신과 레지던트 시절 우울증을 겪은 할머니 환자를 주치의로 맡았다. 할머니의 상태는 많이 호전됐고 임 교수는 퇴원 조치를 했다. 하지만, 퇴원 며칠 후 할머니가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임 교수는 "나는 또다시 자책했고 절망했다. 어떻게 이렇게 멍청할 수가 있는가?"라며 "그리고 10여 년의 시간이 더 지난 후 '보고듣고말하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는 손재주도 없고, 건강도 그리 좋지 못하다"면서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고 싶다. 이름 모를 누군가의 삶을 보호하고 싶다는 진심을, 그리고 대가를 바라지 않는 선행이 주는 따듯한 희망을 우리가 함께 만드는 ‘보고듣고말하기’에 담고 있다"고 적었다.

'보고듣고말하기'는 2013년 전국에 보급돼 60만 명이 교육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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