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카드사 CEO는 은행, 증권사와 함께 금융그룹의 핵심 계열사 대표로 꼽힌다. 하지만 향후 실적 침체의 파고를 넘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임 대표는 통상 신한금융그룹의 '2+1' 시스템에 따라 1년 더 연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는 2016년부터 3년째 하나카드를 이끌어오고 있다. 그는 지난해 실적 악화 속에서도 전년동기 대비 28% 이상 증가한 순이익을 기록해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김 대표는 롯데지주가 롯데카드 매각을 공식화한 만큼 조직 안정을 위해 연임에 무게가 실린다.
최근 인사가 마무리된 원기찬 삼성카드 대표는 연임을 확정했다. 원 대표는 2014년부터 5년 동안 삼성카드 수장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는 아직 임기가 남아있지만, 이번 사장단 인사 대상에 오르지 않아 연임이 확정됐다.
이처럼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변화보다는 안정을 위해 카드사 CEO들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연임에 성공한다 해도 향후 경영여건은 녹록치 않은 모습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카드가맹점 수수료 개편 방안을 발표해 가맹점 우대수수료 적용 구간을 기존 5억원 이하에서 30억원 이하로 확대키로 했다.
이 같은 방안이 시행되면 가맹점수수료 수익이 연간 8000억원 감소하고, 카드사들은 향후 3년간 총 1조5000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실제 대다수 카드사가 정부의 카드수수료 인하 방안 발표 이후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고,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구조조정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카드사는 금융그룹 내 핵심 계열사로 인식됐으나 최근 업황 악화로 카드사 수장 자리의 위상이 다소 약해졌다"며 "만약 CEO들이 연임에 성공한다 해도 내년 경영성과를 내기 막막한 상황이라 자칫 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