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첫 임금 수준이 향후 10년 후 노동시장의 임금과 고용에 영향 커"

2018-03-06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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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한요셉 연구위원의 '청년기 일자리 특성의 장기효과와 청년고용대책 시사점' 발표

보고서, ‘첫 일자리 임금’은 10년 후 임금과 고용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쳐

첫 일자리의 임금 수준이 향후 10년 이상 노동시장에서의 임금과 고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렇다보니 중소기업을 기피하고 취업준비에 상당한 시간을 투자할 수 밖에 없어 청년들의 구직 문제에 대한 중장기적인 대책 마련 등 노동시장 개혁이 절실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6일 발표한 한요셉 KDI 인적자원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의 보고서 '청년기 일자리 특성의 장기효과와 청년고용대책에 관한 시사점'에 따르면, ‘첫 일자리 임금’은 첫 입직 후 10년 이상 노동시장 성과(임금과 고용)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 직장의 임금은 향후 고용확률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대졸 남성은 첫 일자리에서 받았던 임금이 평균보다 10% 높을 경우 고용확률이 1∼2년 차에서 1.6% 포인트 이상 높아다. 또 11년 차 이상일 경우에도 1.2% 포인트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첫 직장의 규모도 향후 임금 수준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고졸 남성의 경우 첫 직장의 종사자 수가 100명 이상인 경우의 임금이 100명 이하인 사업장에서 일하는 이들의 평균 임금보다 1∼2년 차 때 11% 정도 높았고 이런 차이가 없어지려면 입사 후 5∼6년이 걸렸다.

4년제 대졸 남성의 경우 100명 이상 사업장에서 일하는 이들의 임금은 그보다 작은 규모의 사업자 종사자보다 1∼2년 차 때 약 13% 높았다. 이후 9∼10년 차에도 9% 정도 높은 수준이 유지되는 등 첫 직장의 효과가 오랜 기간동안 이어졌다.

첫 직장에서의 고용 형태도 장래 임금과 상관관계가 있었다.

4년제 대졸 남성의 경우 첫 직장에 상용직으로 근무하면 1∼2년 차 때 임금이 임시·일용직인 경우보다 약 14% 높았고 9∼10년 차에는 약 15%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다보니 대부분의 청년들은 생애 전반에 미치는 첫 일자리 특성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첫 일자리 선택에 신중을 기한다는 게 보고서의 요지이다.

이에 대해 한요셉 연구위원은 "경력 초기의 불운이 지나치게 오랫동안 지속되는 일을 막으려면 궁극적으로는 노동시장의 전반적인 유연성과 안전성을 강화하는 구조적 차원의 조정이 요구된다"며 "다만, 노동시장 구조개혁이 당장 이뤄지더라도 성과가 가시화되려면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므로 경력 초기 일자리 특성에 따른 생애소득 격차를 줄이는 정부의 개입이 한시적으로 필요"하다는 데 목소리를 높였다.

또 현재 상황에서 중소기업 근로에 대한 지원금은 필요하지만, 취업지원 시 일자리의 질적 측면을 함께 감안하는 형태가 보다 바람직하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청년층 중소기업 취업지원 프로그램의 성과가 단기적·반복적 일자리의 창출로 이어지지 않도록 세심한 정책적 배려를 기울여야 한다는 게 한요셉 연구위원의 조언이다.

중소기업 근로청년에 대한 소득지원 방식에 대해서도 특정 중소기업에서의 근속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방식보다 청년들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직장을 선택하도록 허용하는 방식이 노동시장 정착도를 높이는 혜안으로 제시됐다.

중소기업 근로자의 소득을 지원하는 데 일자리의 근속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청년기에 자신의 적합한 직장을 찾아나가는 경력 형성의 과정을 방해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한요셉 연구위원은 "청년층 내의 다양한 필요를 고려해 각 유형별 청년에게 맞는 지원을 골고루 포함해야 청년고용대책의 효과가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고졸 청년들의 경우, 경력 초기에 선택가능한 일자리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며, 중소기업의 근로시간 단축과 근무환경 개선 등이 실질적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다.

대졸 청년들에 대해선, 기업규모와 고용형태를 중심으로 형성된 이중노동시장 구조를 완화하는 것이 중요하며, 경력형성형 이직이나 창업이 충분히 일어나도록 하는 정책방향이 우선돼야 한다는 조언이다.

한요셉 연구위원은은 "미취업기간 장기화의 부정적 효과가 큰 대졸 청년들의 경우 프로그램 참여기간을 가능한 한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대졸 청년의 경우 각 전공분야별 중견·강소기업 구직정보 제공 및 훈련·구직경비 지원 등 실질적 지원 중심으로 재설계하는 등 불필요한 시간낭비를 줄이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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