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은 소비자들이 접하는 현재에도 기술발전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최첨단 상품이다. 기술이 진화할 때는 새로운 기능과 향상된 성능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게 되고 그래서 현재 일반 소비자들이 자주 구입하는 고가 상품이 되어 있다.
스마트폰의 활용이 늘면서 통신 사용량도 급격히 늘어 소비자들은 단말기의 구매 할부금과 통신비를 포함해 꽤 많은 요금을 매달 꼬박꼬박 내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가 구입하는 스마트폰은 가장 고가 상품이다. 그런 이유로 우리나라에서 통신비 절감이라는 포퓰리즘이 정치권을 장악한 지가 오래되었다.
통신요금이 가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기준으로 4~5%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통신사 영업이익을 은행 이자율만큼만 허용해서 낮춘다고 해도 가계소비의 0.2%로 가구당 월평균 5000원이다. 가계비 절감으로 표시도 나지 않을뿐더러 소득주도의 성장효과는커녕 관련 산업의 축소로 역효과만 기대된다. 이런 사기성 공약은 당연히 사과하고 철회되었어야 함에도 통신비를 확 내려주겠다는 국민 희망고문은 계속되고 있다. 보편요금제를 도입하기 위해 소비자와 관련산업이 모여서 하는 협의체가 결론 없이 진행되고 있다. 시장경제에서 공급자와 소비자가 사전 합의로 가격을 결정하겠다는 황당한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요금제가 도입되면 알뜰폰 사업은 존립 기반을 상실한다.
방통위가 분리공시제도와 스마트폰 출고가격 공시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계획도 진행 중이다. 분리공시제를 하면 제조사와 통신사의 지원금을 별도로 공시할 경우 통신비나 단말기 가격이 실질적으로 내려간다는 아무런 근거도 없다. 이를 공시하는 순간 단말기 제조사는 해외 통신사나 유통사와의 협상에서 이미 지원 하한선이 공개되어 절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서고, 3% 내수 시장 때문에 97%의 해외시장에서 이익을 포기하게 된다. 그렇다면 해외 시장의 비중이 큰 업체들은 국내 지원금을 가능한 적게 주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결국 소비자의 실질 가격을 높이거나 시장에서 외면 받던 기업이 지원금을 늘려서 시장을 왜곡하는 현상만 발생한다.
시장에서 뒤처지는 제조사가 분리공시제도를 찬성하는 이유다. 통신사는 내려줄 수도 없는 통신비 인하의 압력을 제조사로 분산하기 위해 찬성하는데, 정부 당국이 이런 시장참여자들의 폭탄 돌리기에 놀아나고 있는 것이다. 단말기 출고가격 공시제 또한 단말기 가격이 세계시장과 별개로 결정되지 않는 한 똑같은 부작용이 있다. 게임이론은 정보 공개가 가격인하를 반드시 유도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산업의 질서를 훼손하는 제도가 어떠한 이론적 근거도 없이 실현 불가능한 대선 공약을 지키는 출구전략으로 무분별하게 내질러지는 꼴이다.
이런 공약의 실효성은 차치하더라도 방통위가 단말기 유통시장에 개입할 법적 근거도 없는 월권적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통신기능이 있다고 공산품 가격을 방통위가 규제한다면, 지금 세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기계의 가격을 통제할 권한을 갖게 된다. 가격을 정부나 사회적 합의로 결정하고, 기업 영업비밀을 공개하게 하는 행위는 대한민국에서만 있을뿐더러 시장경제의 기본질서 파괴를 넘어 국유화에 가까운 일이다. 그나마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산업을 죽이겠다고 나선 것이고, 4차 산업혁명의 기반 기술 산업을 규제로 들볶으면서 혁신성장을 하겠다는 코미디가 진행 중인 것이다.
시장의 자율기능을 부정하는 베네수엘라 식의 무지한 사회주의적 정부 아래에서는 4차 산업혁명과 혁신성장은 언감생심이고 연목구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