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유통업계를 달굴 화두는 뭐니뭐니해도 ‘최저임금 인상’이다.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유통채널들은 무인(無人)주문기와 무인점포를 점차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새해 첫날부터 사업주는 전년대비 16.4% 오른 시간당 7530원의 최저임금을 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한다. 월급도 최소 157만3770원(법정 근로시간 월 209시간 기준)을 줘야 한다. 이는 지난해 135만2230원보다 약 20만원 많은 수준이다. 이같은 기준을 지키지 않으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을 내야 하는 만큼, 인건비 비중이 큰 유통업계가 직격탄을 맞게 됐다.
실제 유통업계는 조만간 매장에서 ‘사람이 사라질 것’이란 전망을 현실로 구현하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특히 업계 전반은 2018년 들어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무인주문기(키오스크)와 챗봇(Chatbot·대화형 로봇) 등을 활용해 무인점포 확장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미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AI 쇼핑 가이드 챗봇 ‘로사(LOSA·LOTTE SHOPPING Advisor)’를 선보였다. IBM AI 왓슨 솔루션을 기반으로 한 로사는 온·오프라인 경계 없이 음성대화 및 채팅을 통해 쌓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에 맞춤형 상품을 제안한다.
11번가도 지난해 11월 생필품과 식음료 상품에 최적화된 자동 검색과 추천을 돕는 인공지능(AI) 대화형 커머스 서비스 ‘마트챗봇’을 출시했다. 앞서 같은 해 3월 디지털 카테고리 상품을 추천하는 ‘디지털챗봇’을 출시했던 11번가는 향후 각 카테고리별 전문 챗봇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인터파크도 AI 기반의 챗봇 ‘톡집사’를 운영 중이며 식품전문몰 동원몰도 챗봇 ‘푸디’를 출시했다.
노스페이스, 유니클로 등 패션업계와 CJ대한통운 등 택배업계도 챗봇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업계 전반이 챗봇 활용에 힘쓰는 것은 24시간 일대일로 고객 응대 서비스를 제공,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크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인상 체감도가 가장 큰 편의점업계는 무인점포 도입에 사활을 걸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5월 롯데월드타워에 핸드페이 기반의 무인편의점 ‘시그니처’를 열었고, CU도 고객 스스로 결제 가능한 모바일 결제앱 CU바이셀프(Buy-Self)를 개발, 시범운영을 거쳐 올 상반기 내 전국 점포에 도입할 계획이다. 이마트24 역시 전국 4곳에 무인점포를 운영 중이며 점차 매장을 확대할 전망이다.
패스트푸드·카페 프랜차이즈 등은 무인주문기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롯데리아와 맥도날드, 버거킹 등은 키오스크를 설치해 고객이 스스로 주문,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무인카페도 등장했다. 지난해 5월 학동점을 시작으로 서울에만 5곳에 문을 연 ‘터치 카페’는 점원이 없고 가맹점주가 하루 한번 정도 방문, 청소와 제품공급 등을 하며 고객이 직접 주문·계산해 커피를 마실 수 있다. 달콤커피도 오는 18일 AI로봇이 운영하는 무인카페 ‘비트 바이 달콤’을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개장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