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장두영 쿼터백운용 대표 "로보어드바이저, 금융당국 깐깐한 시험운영 거친 안전 투자수단"

2017-08-28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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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두영 쿼터백자산운용 대표는 28일 아주경제와 만나 "로보어드바이저는 기본 규칙을 지키면서 감정에 휘둘리지 않아 인간이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 안전하다"며 "위기대처 면에서는 인간을 뛰어넘었다"고 강조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많은 사람이 로보어드바이저의 오작동을 염려한다. 물론 로보어드바이저가 모든 것을 예측하고 실현할 수 있는 만능상품은 아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깐깐한 테스트베드(시험운영)를 거치며 안전함을 충분히 입증 받았다."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는 로봇(Robot)과 투자전문가(Advisor)의 합성어로, 온라인으로 이뤄지는 맞춤형 인공지능 자산관리 서비스다.
장두영 쿼터백자산운용 대표는 28일 아주경제와 만나 로보어드바이저의 가장 큰 장점으로 안전성을 꼽았다.

◆"위기대처에서 인간 뛰어넘어"

장두영 대표는 "로보어드바이저는 위험관리가 시스템화돼 있다"며 "시장에 어떤 특정 신호가 발생할 경우 정해진 기준에 따라 자동으로 매도해 위험을 빠르게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로보어드바이저의 안전성을 설명하기 위해 자율주행시스템을 예로 들었다. 자율주행차는 정해진 운전규칙과 안전수칙을 따르기 때문에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착한다. 또 인간처럼 음주운전을 하거나 과속하는 일이 없어 돌발적인 사고를 일으키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마찬가지로 로보어드바이저는 투자 시 기본적인 규칙들을 지키면서 감정에 휘둘리지 않아 적어도 인간의 투자방식보다는 안전하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로보어드바이저가 위기대처 면에서 인간을 뛰어넘는다고 주장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로보어드바이저가 최근에 개발돼 지난 1998년 일어난 외환위기나 2008년 세계 금융위기 같은 변곡을 겪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예상치 못한 변수에 취약점을 드러낼 수 있다는 거다.

하지만 장두영 대표는 "시장에서 활약하는 대다수 애널리스트들도 1998년이나 2008년의 금융위기를 경험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로보어드바이저는 그런 이벤트를 체험하진 못했어도 이미 관련 데이터를 충분히 축적하고 있어 간접적인 경험을 가지고 있는 셈"이라고 전했다.

◆로보어드바이저 부문 굳건한 선두

쿼터백자산운용은 자산관리 서비스의 대중화를 목표로 삼은 로보어드바이저 펀드 운용사다. 국내외 대형 운용사와 증권사 출신 금융전문 인력과 정보기술(IT), 빅데이터 엔지니어들이 모여 2015년 6월 설립됐다. 최근 펀드온라인코리아의 대주주로 올라서며 시장의 주목을 받은 데일리금융그룹(옛 옐로우금융그룹)의 자회사다.

쿼터백자산운용은 2015년 12월 투자자문‧일임업 등록을 마치면서 국내에서 가장 먼저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회사는 '디셈버앤컴퍼니', '파운트'와 함께 업계 '빅3'로 꼽힌다. KB국민은행과 KB증권, 미래에셋대우, ING생명 등과 손잡으며 로보어드바이저 분야의 선두 업체로 인정받고 있다.

쿼터백자산운용은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 동안 진행된 1차 테스트베드에 참가했다. 당시 SK증권‧KB국민은행과 제휴한 알고리즘은 물론 자체 알고리즘까지 모두 통과하는 성과를 냈다.

투자 포트폴리오는 모두 국내외 상장지수펀드(ETF)로 구성돼 있다. 국내에 상장된 해외 ETF에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 투자하거나 해외 상장 ETF에 직접 투자하는 방식이다. 개별 주식 및 상품에 비해 변동성이 적은 ETF를 주요 투자자산으로 활용해 안정적인 자산 관리가 가능하다.

장두영 대표는 "ETF의 장점은 주식‧채권이나 원자재‧금과 같은 대체투자 상품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ETF가 생기면서 다양한 국가와 다양한 자산군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성과도 입증됐다. '키움쿼터백글로벌로보어드바이저[주식-재간접]'는 올해 들어 10.48%의 수익률(8월 21일 기준)을 기록해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상품 가운데 가장 양호했다.

◆업계 최대숙원은 비대면 투자일임

불완전판매를 우려한 당국이 비대면 투자일임을 불법으로 규정한 점은 쿼터백자산운용을 비롯한 업계 모두가 아쉬워하는 부분이다. 업계는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의 비대면 일임을 금지한 규정이 시장 확대와 수익률 개선에 장애물로 작용한다고 말한다.

국내 규정상 투자일임은 금융사 직원과 고객이 만나는 대면계약 형태로 이뤄져야 한다. 반면 미국은 도입 때부터 관련 규제가 없었다. 일본도 비대면 일임이 가능하다.

장두영 대표는 "미국에서 많은 핀테크업체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데는 금융규제 장벽이 최소화돼 있어 문제가 생겼을 때만 책임을 묻는 식으로 규제가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로보어드바이저 규제는 정해진 규칙만 따르면 자율성이 보장되는 네거티브 방식이다.

2010년 형성된 미국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의 성장률은 연평균 20% 수준이다. 한국의 성장 속도는 아직 이에 못 미친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많지만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장두영 대표는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자산관리의 핵심은 고객이 고액자산을 보유하지 않더라도 저렴한 수수료로 전문적인 투자자문 서비스를 받도록 하는 데에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로보어드바이저 상품가입을 위해 프라이빗뱅커(PB)를 직접 방문해야 한다. 그러다보니 PB로부터 추천받지 않으면 가입률이 자연스레 떨어지게 돼 있다. 이런 현실은 로보어드바이저가 추구하는 방향과 거리가 멀 수밖에 없다.

​장두영 대표는 "로보어드바이저는 투자자들이 다양한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라고 규정했다. 그는 "단순하게는 경제적 자유를 지향할 수도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시간적, 공간적 자유까지 보장한다는 의미를 지닌다"고 전했다.

◆美 빼면 막강한 경쟁자 없어

쿼터백자산운용은 해외 진출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미국을 제외하면 막강한 경쟁자가 없어 기회가 많이 열려 있다는 거다.

장두영 대표는 최근 초빙강사로 참여한 아시아산업개발은행(ADB) 세미나에서 각국 금융관료들로부터 미국과의 기술격차 해소, 로보어드바이저 시장 활성화를 위한 규제개혁 방안 등에 대한 열띤 질문을 받았다.

그는 "아직 아시아에서는 ETF를 활용하는 업체가 많지 않으며, 국내업계에서 가장 긴 레코드를 자랑하는 만큼 충분히 검증됐다고 판단한다"며 "조만간 미국과 일본 시장의 문을 두드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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