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발표 이후 제약업계 변화를 놓고 다양한 관측이 나온다.
여러 치료비 지원 정책으로 약을 파는 제약사 역시 수혜를 볼 것이라는 예측과 함께 30조원 예산이 설정될 만큼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건강보험 재정 소요를 줄이기 위해 의약품 가격을 줄일 수도 있다는 우려가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또 일부 치매·아동·여성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본인부담금이 낮아져 의료서비스 접근성이 확대된다.
이 때문에 비싼 약을 건강보험 지원 없이 팔아야했던 제약사나 치매 치료제를 파는 제약사 등 일부 제약업계에 수혜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태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건강보험 지원이 적용되는 급여 확대로 환자 의료비 부담이 감소해 진료와 의약품 소비가 다양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제약업계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승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시행에 따라 치매 진단과 치료제 제조사 등에 수혜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반면 득보다는 실이 많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번 대책 이후에도 보험료 인상률을 이전 수준으로 유지하는 만큼,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를 위해선 세수 확대와 동시에 약제비 등 보험지출을 규제하는 방안을 병행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본인부담 의료비 감소를 통한 의료 접근성 확대는 수요 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요인”이라면서도 “30조원 규모의 막대한 건강보험 재정이 소요되는 만큼 이후 추진될 수 있는 강도 높은 약제비 규제 정책에 대한 우려가 더 크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약가인하 가능성을 일축하는 전망도 적잖았다.
김태희 연구원은 “이번 대책 발표에서 약가인하 언급이 없었고, 국내 약가가 주요 선진국 대비 낮기 때문에 당분간 대규모 약가인하 가능성은 낮다”며 “부정적 측면보다 긍정적 측면이 더 크다”고 봤다.
이태영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도 “재정 마련 위한 방안으로 추가적인 약가인하 우려가 있지만, 이미 의약품 가격은 사후 관리로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며 “2012년 시행된 일괄약가인사는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