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최순득·김재열·박상진·정호성 등 최씨 주변인물들 수사 본격화

2016-11-27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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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정 전 비서관 휴대폰 녹음파일 50개 복구

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 의혹으로 구속 수감된 최순실 씨가 27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국정농단 장본인 최순실씨 주변인물들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됐다.

최씨 의혹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최씨 언니 최순득씨와 최씨 조카 장시호씨의 실소유 법인을 삼성 측이 지원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 총괄사장이 검찰 조사를 받았다.
또 검찰은 최씨 딸 정유라씨에게 각종 특혜 지원한 의혹을 받는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에게 조만간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하는 한편,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휴대전화 녹음파일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공무상 비밀누설 공모 혐의’를 입증할 중요한 증거를 확보했다.

27일 검찰에 따르면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전날 최순득씨를 소환해 오후 2시부터 7시께까지 서울중앙지검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5시간 가량 조사했다.

최씨는 출석 때와 마찬가지로 귀가 때에도 취재진의 물음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검찰청사를 빠져나갔다. 그는 몸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남편과 동행했다.

검찰은 박 대통령과도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순득씨를 상대로 동생 최순실씨 관련 의혹 전반을 캐물었다.

순득씨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삼성그룹이 16억여원을 후원하도록 강요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장시호씨의 모친이다. 최씨는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과 자주 접촉하며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순득씨는 딸 장씨와 함께 연예계에 영향을 끼쳤다는 의혹도 받는다. 일부 언론은 최씨가 1990년대부터 연예계 사람들과 수시로 골프 모임 등을 가지며 친분을 쌓았고, 몇몇 연예인은 정부기관 등 각종 홍보대사를 맡으며 활발한 대외활동을 가졌다고 주장했다.

300억원대 재산 형성 과정에서 불법을 저질렀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순득씨는 박 대통령의 '대리 처방' 의혹에도 등장한다.

이와 별도로 검찰은 이날 오전 김 총괄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재차 소환했다.

제일기획은 장씨가 실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비영리법인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후원한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김 총괄사장을 상대로 제일기획이 장씨 쪽을 지원한 사실 및 대가성 여부를 확인했다. 김 총괄사장은 같은 의혹으로 지난 17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돼 1차 조사를 마치고 돌아간 바 있다.

또 검찰은 정씨 특혜 지원 의혹과 관련, 지난 25일 대한승마협회 회장인 박 사장에게 3차 소환을 통보했다. 하지만 박 사장은 급성맹장염 수술을 이유로 연기를 요청해 실제 소환은 다소 미뤄질 전망이다.

검찰은 12일과 16일 2번에 걸쳐 박 사장을 불러 삼성의 최씨 일가 지원 경위와 대가성 여부를 조사했다.

삼성은 지난해 9~10월 최씨 모녀가 설립한 비덱스포츠에 280만유로(35억원)를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돈은 컨설팅비용 명목으로 건네졌지만 실제로는 승마선수인 정씨의 말을 사는 등 정씨 지원 비용으로 쓰인 것으로 전해진다.

박 사장은 대한승마협회에서 일하며 정씨를 지원하기 위해 진행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각종 사업을 주도했다. 대한승마협회는 2020년까지 186억원 상당을 정씨 종목인 마장마술에 지원한다는 '중장기 로드맵'을 발표해 사실 정씨 지원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밖에도 검찰은 최순실씨에게 청와대 기밀 문건을 유출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 속 녹음파일을 50개 이상 복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녹음파일에 최순실씨와 관련해 박 대통령이 지시하는 내용이 상세히 들어 있다”며 “이를 직접 들은 수사팀 검사들은 실망과 분노에 감정 조절이 안 될 정도였다. 녹음파일을 10분만 듣고 있으면 ‘대통령이 어떻게 저 정도로 무능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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