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어 검색 기능을 갖고 있던 구글이 접속 차단된 바 있다. 중국의 포털사이트 바이두(百度) 등은 아예 티베트어 검색 기능을 갖고 있지 않다. 중국어를 잘 모르는 티베트인이 한 120만 명 정도 있나 보다. 얼마 전 중국 칭하이(靑海)성 티베트어문정보기술연구센터가 세계 첫 티베트어 검색엔진 용진(티베트어로 '스승', yongzin.com)을 개설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구글이 있었으니 최초는 아닌 듯하다. 또한 티베트의 정신적인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81)도 민감한 용어로 분류돼 검색이 차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만리장성이 유네스크 세계유산이 된 것처럼, 향후 중국 당국의 인터넷 감시시스템인 '만리방화벽'(Great Firewall)이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이 될지도 모르겠다.
얼마 전 인도정부가 내년 3월 달라이라마를 중국과 영유권 분쟁지인 인도 동북부 아루나찰 프라데시 주에 초청했다. 물론 달라이 라마가 승낙하자 중국 외교부는 전례대로 "이번 초청은 국경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고 인도-중국 관계를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인도 외교부는 "달라이 라마는 존경받는 정신적 지도자로 인도의 영예로운 손님"이라며 "그는 인도 어디나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인도 외교부 말대로 자유주의 국가에서 달라이라마는 어디든 갈 수 있다. 다만, 정말 영예로운 손님이라면 굳이 위험한 국경지대에 초대했을까? 인도는 인정하지 않겠지만, 최근에 주인도 미국 대사가 이 곳을 방문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달라이 라마를 초청하거나 만난 나라에 불쾌감을 넘어 적대감을 드러내곤 했다. 중국은 자신의 핵심 이익에 대한 침해이며 내정간섭이라는 논리를 내건다. 2008년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과 달라이 라마의 만남이 있은 후 돌연 에어버스 항공기 150대 구매 계약을 연기하기도 했다. 이런 중국의 경제적 보복, 즉 '달라이 라마 리스크'를 안드레아스 폭스·닐스 핸드릭 독일 괴팅겐대 교수는 '달라이 라마 효과'(The Dalai Lama Effect)로 명명했다. 표현이야 어떻든 중국이 무서워서 앞으로 달라이 라마를 보기가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거꾸로 달라이라마를 초청한다는 것은 중국보다 미국의 대중국 봉쇄 또는 견제정책에 따르는 것으로 해석해도 크게 틀림은 없을 듯싶다.
석가의 비구인 달라이 라마는 얼마 전 인도 망명지인 다람살라에서 한국 언론을 만났다. 달라이 라마는 특유의 유모감각을 발휘해 "도대체 몇 년을 기다려야 한국을 갈 수 있느냐"고 물었다. 달라이 라마 리스크를 고려해 보면, 그의 방한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달라이 라마 방한추진위원회 상임대표인 금강 스님(미황사 주지)은 "연세 등을 고려해 볼 때 방한이 얼론 성사되면 좋겠다"는 취지를 전했고 존자는 "방한이야 시간 문제이지 않겠나. 언젠가는 갈 것이니 조바심 내지 말고 느긋한 마음을 가지자"며 "한국에 가면 김치 맛을 보고 싶다"고 했다.
대한불교진흥원은 올해 제14회 대원상 포교대상 출가 부문 특별상에 금강 스님을 선정했다. 괘불재, 세월호 법당을 비롯해 많은 업적이 있지만, 방추위 활동도 높이 평가한 듯하다. 대한불교조계종 등 날개 없이 추락하고 있는 우리 불교계와 작금의 정치적 상황을 보면, 리스크가 크더라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달라이 라마의 방한이 우리 국민들에게 큰 희망이 될 듯하다. 우리나라는 '하나의 중국'에 반대하지 않는다. 어차피 내년 지나 중국도 방문해야 할 달라이 라마다. 우리나라에 먼저 온다고 해서 문제는 없을 터다. 그가 오면 절인 김치에 방금 담근 속을 넣어 매운 김치 맛을 한 번 보여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