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61% 감소했다. 7분기 만에 당기순손실도 기록하면서 적자 전환했다. 중국계 전자상거래(C-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의 공세에 한국 이커머스 시장 경쟁이 치열해진 탓으로 분석된다.
쿠팡이 8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1분기 매출은 9조4505억원(71억1400만 달러·분기 평균환율 1328.45원)으로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이다. 앞서 JP모건은 쿠팡이 로켓배송과 로켓그로스의 성장세에 힘입어 1분기 영업이익 2060억원, 당기순이익 1380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쿠팡의 실적 부진은 국내 유통업계 진출을 본격화한 중국 이커머스 기업의 영향으로 보인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중국 이커머스 기업을 언급하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김 의장은 “중국 이커머스 기업의 시장 진입 장벽이 낮고, 소비자가 클릭 한 번으로 몇 초 만에 다른 쇼핑 옵션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며 “최고의 상품과 가격,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1월 말 인수를 완료한 명품 이커머스 플랫폼 파페치의 실적이 편입된 영향도 쿠팡의 수익성 위기에 한몫했다. 쿠팡이츠와 파페치, 대만 사업 등이 포함된 성장 사업의 조정 에비타(EBITA·상각 전 영업이익) 손실은 24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배 확대됐다.
이에 쿠팡은 △물류 투자를 통한 무료배송 확대 △한국 제조사 제품 구매와 판매 확대 △와우 멤버십 혜택 투자 등을 통해 실적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김 의장은 “한국산 제품 직매입 투자 규모를 지난해 17조원에서 올해 22조원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