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네이버의 자회사인 라인이 일본과 미국에서의 동시 상장으로 조단위 실탄을 마련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 한다. 상장으로 확보한 현금은 인수·합병(M&A) 등 전략적 투자에 쓸 것으로 알려지면서 라인이 어떤 행보를 보일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2일 네이버는 라인이 오는 7월 15일에 일본 도쿄거래소와 미국 뉴욕거래소에 동시 상장된다고 밝혔다. 국내 기업 가운데 해외 증시 2곳서 동시에 상장되는 경우는 라인이 처음이다. 우리나라에 뿌리를 둔 인터넷 기업으로 해외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는 평가다.
라인은 2000년 네이버재팬으로 출발한 네이버의 100% 자회사로, 2011년 모바일 메신저 라인 출시로 폭발적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일본에서 40대 이하의 스마트폰 사용자 중 64%가 라인을 사용하며 태국과 대만에서도 메신저 점유율 1위로 '국민 메신저'로 통한다. 월간 실사용자는 2억1800만명에 이른다.
또 라인은 이번에 일본 원주 상장 이외에 미국에서 주식예탁증서(DR) 방식을 활용해 상장 규모를 극대화했다.
라인의 상장 주식수는 3500만주로, 이 가운데 일본 투자자에게 1300만주를, 이 외의 해외 투자자에게 2200만주를 공모할 계획이다. 상장 예정가가 1주당 2800엔(약 3만600원)으로 전체 공모액은 1조7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라인은 조달 자금을 시설자금(1312억원) 및 운영자금(2700억원),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1721억원), 기타자금(4852억원) 등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을 위한 M&A 등 전략적 투자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조달 자금으로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더욱 기민하고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의지도 밝혔다.
라인은 현재 미국이나 유럽에 아직 본격 진출하지 못한 상태다. 상장을 계기로 이들 지역 진출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 대표는 지난 3월 인터뷰에서 "1위를 노릴 수 있는 아시아와 다른 시장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교도통신은 라인이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을 국외 사업 강화나 새로운 서비스 개발에 사용할 것으로 전망하며, 음악이나 동영상 외에도 결제 관련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봤다.
아사히신문은 라인이 이번 상장을 계기로 해외 시장 개척 외에 우수 기술자 영입을 노리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최고 수준의 글로벌 기술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인공지능(AI), 로보틱스, 스마트카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기술 투자를 확대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