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묻지마 살인 사건이 알려진 후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서는 추모의 글귀가 적힌 포스트잇 수천장이 빽빽히 붙여질 정도로 연일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지난 21일 한 시민이 “모든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지 마라”는 취지의 글이 쓰여진 손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자 여성들이 강력히 항의하며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22일에도 남녀 10여명이 “남성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간주하는 것에 항의한다”며 시위를 하자 이에 다른 남녀 수십명이 강력히 항의하며 욕설을 주고받았다.
이에 일부 시민들은 “추모의 현장에서 이런 식으로 시위하는 것이야 말로 여성에 대한 불만을 조장하기 위한 선전의 일환”이라며 “우리는 한국 사회에 만연한 여성 혐오의 분위기와 강력 범죄 피해자가 주로 여성인 것에 대한 불만을 얘기하려는 것”이라고 맞섰다.
강남 묻지마 살인 사건이 알려진 후 여성들은 그 동안 당해왔던 차별과 범죄 피해 위협 등에 대한 분노가 폭발했고 이것이 추모 열기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남성들도 살인 등 흉악 범죄의 피해자일 경우가 많고 여성도 아동 학대 살인 같은 사회적 약자를 죽이는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도 있는 상황에서 이번 강남 묻지마 살인만 보고 ‘남성은 가해자, 여성은 피해자’식으로 일반화 시켜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또한 이런 논쟁은 ‘자기보다 약한 사회적 약자를 죽인 살인 사건’이라는 이번 강남 묻지마 살인 사건의 본질을 흐려 올바른 재발 방지책 마련을 방해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