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뉴욕 정상외교를 보도함에 있어서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첫 번째는 새마을운동과 관련된 것이다. 근면, 자조, 협동이라는 훌륭한 이념, 그리고 경쟁과 인센티브라는 효과적인 소프트웨어 등을 유엔 회원국들에게 널리 홍보한 것은 흠잡을 데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 내부에 있었다. 지금 우리의 농촌 현실이 수많은 유엔 회원국들에게 과거 새마을운동의 성과라고 보여주기에 적합한 것인지 되돌아보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다. 급격한 도시화와 산업화 속에서 도농격차가 심해졌고, 많은 청년들이 농촌을 등지고 나니 지금 시골에서는 60대가 청년이다. 80대의 동네 어르신이 돌아가셔도 상여를 맬 청년이 부족한 현실이다. 시골의 할머니 할아버지를 보러 간 도시의 손자 손녀들이 마음 놓고 수세식 화장실을 이용하거나 편하게 하룻밤 자고갈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농촌의 생활환경을 한 번 더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제2, 제3의 새마을운동이 지속되어야 함을 언급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금 이 시점에서 유엔이 새롭게 제시한 ‘지속가능한 개발목표’(SDG)가 우리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우리는 소규모 개방 경제로서 세계경제의 선진국들이 정하는 ‘게임의 규칙’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유엔에서 세계강국들이 모여서 합의하고 강조한 어젠다와 목표에 주목해야 한다. 그 배경과 세부 내용은 물론, 우리에게 미칠 여파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준비해야 한다.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등 우리나라 대표 기업들의 지배구조는 물론 생산, 판매 등이 세계 각국과 밀접히 연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기후변화나 지속가능한 소비와 생산 등 유엔이 새롭게 강조한 목표들은 직접적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의 생산 및 판매에 영향을 주게 된다. 최근 독일의 디젤엔진 자동차들이 연비를 속였다는 것 때문에 주가가 폭락하고 국제적 문제로 비화되고 있는 것 역시 유엔에서 강조한 지속가능한 소비ㆍ생산의 중요성과 관련되어 있다. 그리고 이 문제는 우리 기업의 생산비와 원가에 직결되는 문제다. 친환경 소비와 생산을 위한 국제 기준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많은 연구개발 투자와 설비투자가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유엔에서 제시한 지속가능한 발전목표(SDG)에 위협요인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17개의 목표(goal)와 169개의 세부 과제(target)를 미리 준비할 수만 있다면 위기는 곧 기회로 바뀔 것이다. 이번 회의에 따르면 향후 개발원조를 받는 수원국의 프로젝트가 민간부문 개발(Private Sector Development, PSD)의 형태로 많이 확대되고 변화될 전망이다. 민간의 참여가 확대되면 대규모 인프라사업의 경우 민관(民官)협력의 방식이 많아질 것이며, 그렇게 되면 우리 기업들에게 지금보다는 더 많은 참여의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이에 대한 우리 기업들의 선제 대응과 준비가 필요하다. 미래는 준비하는 자들의 몫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