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최근 과도하게 높은 외제차 수리비를 악용한 보험사기가 늘면서 외제차 부품 가격이 투명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관련법 개정을 통해 차량 부품가격 공개 통합 홈페이지 등이 구축됐지만 실질적인 부담 완화를 위해서는 투명성을 보다 높이는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8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2013년 외제차 평균 수리비는 276만원으로, 국산차(94만원)의 2.9배에 달한다. 협회 관계자는 "명확한 수리비 산출이나 청구기준이 없고, 부품가격 정보의 폐쇄성 등으로 인해 국산차보다 외제차 수리비에 대한 부담이 더욱 높다"고 설명했다.
당시 손보협회는 가격공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개선을 건의한 바 있다. 이에 지난 9일부터 자동차부품협회 홈페이지에서 외제차 부품 가격을 통합적으로 공개하는 서비스가 시범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이 서비스 역시 외제차에 대한 부품가격 정보만 공개돼 있을 뿐 부품명과 부품 분류 등의 정보는 모두 영어로만 제공된다. 제작사 홈페이지에 공개된 각각의 가격 정보를 동일한 양식으로 게시했을 뿐 여전히 이해도는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부품협회의 홈페이지는 영어와 한글을 혼용 표기해야 소비자 이해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일반인이 알 수 없는 어려운 부품을 이해할 수 있도록 부품 설계도(도해도)가 포함되는 것도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동차 제작자의 차종 모델별 부품가격 비교가 가능한 통합시스템이 구축되면 외제차 수리비 손해사정 시 각 부품가격 확인을 통해 부품대금의 과잉청구를 막을 수 있다. 실제 외제차 소유주와 정비공장, 렌트업체가 공모해 보험금을 편취하는 사례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협회 관계자는 "외제차에 대한 과도한 보험금 지급은 손해보험사들의 경영 악화로 이어지고, 선량한 자동차보험 가입자들이 경제적 피해를 볼 수 있다"며 "우선 기본적인 가격 공개 홈페이지에 개선이 이뤄지고 관련 제도가 뒷받침된다면 연간 180억원의 보험금 절감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