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KB금융지주 차기 회장 기준이 제시된 가운데 관치 및 학연, 지연 등이 동원되는 것으로 알려져 그동안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인선 과정에서의 구태가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차기 회장 선임 작업을 진행 중인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합리성, 전문성, 글로벌 등 3대 기준을 차기 회장 요건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1차 후보군 발표 후 이 사장은 즉각 후보에서 사퇴했으며 내부 출신 중 유력 후보로 꼽혔던 김옥찬 전 부행장은 최근 회추위 측에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
KB금융 차기 회장 기준 중 합리성은 KB금융의 장기적 발전과 화합을 이끌 수 있는 합리적 경영능력을 갖춘 후보를 뽑기 위한 기준으로 7명의 후보 모두 이에 대한 결격사유가 없는 상황이다.
전문성은 금융권 경험과 전문성을 갖춰 금융그룹의 CEO로서 손색이 없어야 한다는 요건이다. 이에 따라 금융권보다 회계법인 근무 경력이 대부분인 양승우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회장 등은 다소 불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은 KB금융을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역량과 식견을 갖춘 후보를 선정하기 위한 요건으로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과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이 강점을 지닌 것으로 평가 받는다.
하 행장은 1981년부터 글로벌 금융그룹인 씨티은행에서 근무했으며 2004년부터 10년간 한국씨티은행장으로 일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기획재정부가 미국과의 통화스와프를 추진하며 미 최고위 당국자와의 연결 루트를 찾을 당시 미 재무장관을 역임한 로버트 루빈 씨티그룹 고문을 기재부와 연결시켜준 일화가 있다.
황 전 회장은 삼성 재직시절 영국 런던대 정경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뒤 프랑스 파리바은행, 미국 뱅커스트러스트 서울 및 일본 도쿄지점 등에서 근무했으며 삼성그룹 비서실 국제금융팀장을 역임한 바 있다.
이 전 부회장 역시 신한은행 뉴욕, 로스앤젤레스(LA), 홍콩 등에서 9년간 근무했으며 굿모닝신한증권 사장 당시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라오스 등 신흥시장을 개척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회추위가 제시한 기준보다는 관치금융이나 인맥, 학연, 지연 등에 따라 차기 회장이 결정될 것이라는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당국 수장과의 관계설이나 사외이사와의 친분설, 대선 공헌도, 출신지역, 학연, 노조 지원설 등의 소문과 추측이 무성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회추위는 어불성설에 불과하며 KB금융의 장기적 발전과 화합을 이뤄낼 경쟁력을 가진 후보가 선정될 것이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