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경영권 확보를 시도하고 있는 영풍·MBK파트너스 측의 자사주 처분금지 가처분 신청 소식에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48분 고려아연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만원(1.72%) 내린 114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4만7000원(4.03%) 내린 111만9000원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이후 낙폭을 일부 되돌렸다.
경영권 분쟁 당사자인 고려아연과 영풍·MBK 측은 앞서 공개매수를 진행했으나 확고한 의결권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앞서 공개매수 후 분쟁 당사자간의 장내 지분 매입 경쟁을 통한 주가 상승세가 나타났지만, 다음달 23일 임시 주주총회 개최를 앞두고 주주명부 폐쇄일이 오는 20일로 가까워지면서 상승세가 꺾였다.
이후 분쟁 당사자들이 의결권 강화와 경영권 확보를 위해 장내 지분 매수 경쟁보다는 법적 다툼을 해 나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약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영풍은 고려아연이 공개매수로 취득한 자사주를 제3자에 출연, 대여하는 방식으로 의결권을 살려 경영권을 방어하려고 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가처분 신청으로 법적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 12일 서울지방법원에 고려아연이 지난 10월 28일 공개매수로 취득한 자사주(보통주 204만30주)에 대해 양도, 대차거래, 기타 처분행위를 할 수 없게 해 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에 고려아연은 지난 16일 장 종료 후 가처분 신청서 내용을 확인했으며 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제3자에게 넘기면 의결권이 생긴다. 고려아연이 자사주를 우호세력에게 빌려 주고 이 '차입자'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게 영풍 측 주장이다. 고려아연은 자사주 공개매수 후 공시와 3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을 통해 사들인 자사주를 소각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소각 시점을 밝히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