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국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격 회의를 열고 '평양 상공 무인기 침투 사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외무성 중대성명을 통해 한국이 평양에 무인기를 침투시켜 전단을 살포했다는 주장을 펼친 지 사흘 만으로, 이는 북한 당국이 이번 사건을 엄중히 다루고 있음을 부각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15일 김 위원장이 전날 협의회를 소집하고 리창호 정찰총국장의 종합분석 보고와 리영길 총참모장의 대응군사행동계획 보고, 노광철 국방상의 군사기술장비현대화대책 보고, 조춘룡 노동당 군수공업담당 비서의 무장장비생산실적 보고, 리창대 국가보위상의 정보작전상황 보고 등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당과 공화국 정부의 강경한 정치·군사적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다만 구체적인 과업과 입장 등은 언급되지 않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무인기 전단살포를 군사적 긴장 및 안보경각심 고조, 내부 기강 및 체제결속의 계기로 계속 이끌어가기 위한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며 "관계 부처들이 서로 소통·융합하면서 빈틈없이 대응하라는 최고지도자의 의도가 내포돼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북한이 국방상과 총창모부 및 군수공업 분야의 핵심 간부들을 한자리에 모아 현 상황을 평가하고 대책을 논의하는 형태의 협의회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통상적으로 당 중앙군사위원회라는 회의체가 있음에도 새로운 형식의 회의를 개최하고,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며 "북한의 의도를 예단하지 않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