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을 3주 앞두고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막판 뒷심이 만만치 않다.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여론조사에서 전체적으로 근소한 우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부동층 유권자들이 트럼프를 선택하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1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NBC가 공개한 여론조사(4~8일 미국 전역 1000명의 등록 유권자 대상, 오차 범위 ±3.1%) 결과에 따르면 해리스와 트럼프의 지지율은 48%로 동률을 이루었다. 한 달 전 같은 조사에서 해리스가 49%의 지지율로 44%에 그친 트럼프를 5%포인트 차로 앞섰던 것에 비춰볼 때 해리스의 부진과 트럼프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부동층은 전월 7%에서 4%로 줄었다.
공화당과 함께 이번 조사를 진행한 민주당의 여론조사 담당자 제프 호위트는 "여름에서 가을로 들어서면서 카멀라 해리스의 모멘텀이 멈췄다"며 "현재 대선 레이스는 접전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ABC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와 공동으로 진행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4~8일 미국 전역 2226명 등록 유권자 대상, 오차 범위 ±2%) 결과에 따르면 해리스는 49%, 트럼프는 47%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해리스가 2%포인트 차로 앞서 있지만 격차가 지난달의 4%포인트보다 줄어든 것으로, 남성 등록 유권자들 사이에서 트럼프 지지율이 8%포인트나 급등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고 ABC는 설명했다.
따라서 그동안 트럼프를 지지하면서도 여론조사에서 의견을 표시하지 않았던 이른바 '샤이 트럼프'의 결집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는 이달 초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 유세에서 자신이 3%포인트 차로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다며 "실제적으로는 10(%포인트 차)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유력 매체 USA투데이는 "공화당은 일부 여론 조사업체들이 '숨겨진 트럼프 표'라고 부르는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며 "다만 여론조사업체들은 그러한 집단이 존재한다는 확신은 없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리스와 트럼프 간 지지율 격차 축소는 여론조사 전반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선거분석업체 파이브서티에잇이 종합한 전체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날 기준 양 후보 지지율은 해리스 48.5%, 트럼프 46.1%로 2.4%포인트 차다. 지난달 토론회 이후 격차가 3%포인트를 넘었던 것에 비해 상당히 줄어든 셈이다.
대선 승부를 결정지을 이른바 7개 경합주에서도 트럼프의 약진은 눈에 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 발표한 여론조사(9월 28일~10월 8일 7개 경합주에서 총 4200명 등록 유권자 대상, 오차 범위 ±1.5%)에 따르면 트럼프는 46%의 지지율을 얻어 해리스를 1%포인트 차로 앞섰다. 특히 트럼프는 경제, 국경 문제 등 주요 이슈들에서 해리스보다 좋은 점수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7개 경합주 중 해리스가 4곳에서 앞섰고, 선거인단 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미국 대선 특성상 2016년 대선과 같이 전국 지지율에서 뒤지더라도 경합주에서 승리하면 선거에서도 이길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의 지지율 상승은 3주 앞둔 미국 대선에 분명한 변수가 되고 있는 가운데 대선 승부는 아직 남아있는 소수 부동층 유권자들의 행보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WSJ는 내다봤다.
한편 트럼프는 이날 보수 성향 매체 폭스뉴스의 TV프로그램 '선데이 모닝 퓨처스'와의 인터뷰에서 멕시코와의 국경 문제가 경제 및 인플레이션보다 더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트럼프는 대통령 재임 시절 한국 및 일본과의 방위 조약 체결 사실을 거론하며 "나는 일본과 훌륭한 거래를 했다. 한국과도 훌륭한 거래를 했다. 나는 그들에게 '우리 군사들이 거기에 4만명 넘게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