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중국 광저우 LCD(액정 디스플레이) 공장 매각에 나선 가운데, 중국 TV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업체인 선전MTC(자오츠)가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매각가 상승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중국 경제 매체 차이롄서는 소식통을 인용해 MTC가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8.5세대 LCD 공장 인수전에 참전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번 인수전에 중국 3대 디스플레이업체 BOE와 CSOT, HKC(후이커)가 뛰어들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미 BOE와 CSOT가 공장 인수를 놓고 눈치 싸움을 벌이면서 매각가가 높아졌는데, MTC가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매각가 상승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매각 대금은 당초 1조원에서 현재 2조원을 넘어섰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선전 소재 TV OEM 업체인 MTC는 지난해 전년 대비 14% 증가한 172억 위안(약 3조300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순이익 역시 39% 늘어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매출 규모가 1000억 위안대에 이르는 BOE, TCL보다는 기업 규모가 작다.
BOE로 대표되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LCD 패널을 저가에 공급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잠식해 왔다. 중국 업체발 소모적 가격 경쟁이 이어지면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22년 6월 LCD 사업을 완전히 접었고, LG디스플레이도 지난해 국내 LCD TV 패널 사업에서 철수한 데 이어 남아 있던 중국 광저우 LCD 공장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일본 샤프까지 자국 내 LCD TV 패널 공장 가동을 9월 중 종료한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중국 기업이 LCD 시장을 장악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BOE는 지난해 LCD TV 패널 시장에서 샤프의 3배가 넘는 26.5%의 점유율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현재 전 세계 LCD TV 패널 출하량의 약 60%가 중국산이다.
한편 BOE는 LCD 시장 경쟁력을 바탕으로 OLED 시장까지 넘보며 우리 기업들을 맹추격하고 있다. BOE는 지난 3월 쓰촨성 청두에 2026년 11월 양산을 목표로 630억 위안 규모의 8.6세대 OLED 패널 생산 공장 건설에 들어갔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2026년부터 8.6세대 OLED 공장 가동에 돌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