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고용 안정성과 급여 수준이 높은 양질의 일자리 자체가 부족한 상황에서 취업 연계만으로 사회 이동성을 높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민간에서 좋은 일자리를 더 많이 창출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규제 개혁이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획재정부가 1일 관계 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사회 이동성 개선 방안은 경제 역동성과 잠재성장률 저하로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해지면서 국민의 소득 상향 이동 기회가 줄고 있다는 판단에 기반한다.
수요 측면에서는 규제 개혁과 첨단산업 육성, 중소기업 스케일업 등을 통해 일자리 확충을 돕고 공급 측면에서는 청년과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촉진을 위한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는 게 골자다.
또 부모의 경제력이 자녀 세대 학력 격차에 영향을 주는 현실을 감안해 저소득·취약계층에 대해 교육 기회를 확대한다. 정부 장학금 지원 대상을 초등학생까지 확대하고 취업 연계형인 희망사다리 장학금도 저소득층 학생을 우선 선발할 계획이다.
직업계 고등학교 졸업생에게 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공공기관부터 신규 채용 시 고졸 비중을 확대하고 이를 민간 기업 등 다른 부문으로 확산하기로 했다.
대학생 대상 국가장학금 지급 인원을 현재 100만명에서 150만명 규모로 늘리고 근로장학금도 14만명에서 20만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경제적 여건 때문에 공부할 기회를 놓치는 청년이 없도록 주거장학금(대학생 대상)을 신설해 연간 240만원을 지원한다.
군복무 중 자기 계발도 독려한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연간 12학점을 원격 강좌로 이수할 수 있도록 하고 학교별로 복무 경력을 1~4학점으로 인정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낮은 소득과 결혼·육아비용 부담으로 자산 형성에 어려움을 겪는 20·30대를 위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제도를 전면 개편한다. 납입 한도를 2배, 비과세 한도를 2.5배로 늘려 국내 주식과 국내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는 ISA를 연내에 신규 출시할 예정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ISA 개편안은 현재 국회에도 제출돼 있는 상태"라며 "금융위원회 등과 논의해 올해 하반기 시행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사회 이동성 개선을 내년 예산 편성과 올해 세제 개편의 중요 요소로 고려하는 한편 후속 과제도 지속적으로 발굴하기로 했다. 우선 올해 1000만명 이상을 표본으로 하는 사회 이동성 통계를 개발해 체계적인 분석과 정책 수립에 나선다.
기재부 측은 "이날 비상경제장관회의를 통해 사회 이동성 개선 방안 추진 상황과 효과를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오는 6월 역동 경제 로드맵을 마련하겠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