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뷰] 소부장을 위한 외교가 사라졌다

2024-04-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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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이 큰 위기에 빠졌다.

    문제는 중소·중견 중심인 소부장 기업들이 다각화를 위한 외교 역량을 가지지 못한 작금의 상황이다.

    박승찬 중국경영연구소장(용인대 교수)은 현 상황에 대해 "다각화해야 한다는 조언은 누구나 할 수 있고, 이를 모르는 기업도 없다"며 "대중국 수출 감소는 막을 수 없는 흐름이고, 이제는 정부가 나서서 국내 소부장 기업들이 활로를 확대할 수 있도록 외교력을 발휘해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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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DB]
한국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이 큰 위기에 빠졌다. 강대국들의 무역전쟁에 설 자리가 사라졌으며, 국내 대기업들도 해외 투자에만 몰두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 소부장 수출액은 전년 대비 10.73% 감소한 3336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특히 가장 큰 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소부장 수출액은 18.43% 감소했다.

중국의 소부장 자급률이 높아진 것도 있으나 미국·일본과 관계개선을 위한 정부 차원의 중국 배척도 소부장 수출 감소에 한몫했다. 그렇다고 미국과 일본을 상대로 한 수출 실적이 개선된 것도 아니다. 지난해 대(對)미국 소부장 수출액은 0.98% 줄었으며, 대일본 수출액도 4.79% 감소했다.

더 큰 문제는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내 소부장 업계에 더 큰 타격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미국 대선은 민주당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 대결 구도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특히 두 후보는 미국 내 노동자 표를 얻기 위한 공약을 남발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중국에 대한 무역 제재다. 값싼 중국산 제품이 미국 기업과 노동자들을 위협한다는 인식에서 비롯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대해 60% 이상 일괄 반덤핑 관세를 공약하자 바이든 대통령도 중국산 철강·알루미늄·전기차·태양광 패널 등에 대한 제재안을 제시했다.

앞서 수십조 원을 투자한 현대차그룹, SK, LG, 한화 등 대기업은 반기는 분위기다. 반면 소부장 기업들은 전전긍긍하며 살길을 모색 중이다.

국내 소부장 기업의 전체 수출액 중 25.48%는 중국에서 나온다. 이 중 약 70%가 중국산 제품의 중간재로 수출된다. 즉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은 국내 소부장 기업의 수출 감소로 이어지는 셈이다.

결국 제시되는 대안은 세 살 아이도 알 만한 ‘다각화’다. 문제는 중소·중견 중심인 소부장 기업들이 다각화를 위한 외교 역량을 가지지 못한 작금의 상황이다.

박승찬 중국경영연구소장(용인대 교수)은 현 상황에 대해 “다각화해야 한다는 조언은 누구나 할 수 있고, 이를 모르는 기업도 없다”며 “대중국 수출 감소는 막을 수 없는 흐름이고, 이제는 정부가 나서서 국내 소부장 기업들이 활로를 확대할 수 있도록 외교력을 발휘해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

최근 정부의 소부장 대책을 보면 방산, 바이오업계를 중심으로 한 연구개발(R&D) 지원 정도에 그친다. 국내 소부장 업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석유화학소재, 전자부품, 1차 금속제품,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등에 대한 지원책은 찾아보기 힘들다.

역대 대통령 중에서 가장 활발하게 해외 순방을 다니는 윤석열 대통령 행보에도 소부장 다각화 성공 소식은 듣기 어렵다. 

미국 대선은 6개월 남짓 남았다. 바이든과 트럼프 중 누가 대통령이 되든 국내 소부장 기업에 위협이 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전문가들은 아직 늦지 않았다고 입을 모은다. 지금이라도 정부가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본격적인 대중국 제재가 시작되고 한층 강화된 보호무역주의가 현실화하면 국내 기업들은 이미 무너진 후다.

최근 국내 소비패턴을 보면 중산층이 사라진 극심한 양극화가 일어난다고 한다. 기회를 놓친다면 소비뿐 아니라 국내 산업구조에서도 중소·중견기업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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