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3대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인 피치가 부채 리스크 상승을 이유로 중국 신용등급 전망을 종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피치는 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중국의 장기 외화채 신용등급 전망을 이같이 하향조정한다고 밝혔다. 이는 단기적 혹은 중기적으로 신용등급이 하향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다만 신용등급은 종전과 같은 'A+'로 유지했다.
이어 "최근 수년간의 재정 적자 확대 및 정부 부채 증가는 신용등급 관점에서 재정적 버퍼(여유)를 잠식했다"며 "피치는 앞으로 수년간 (중국) 성장 부양에 있어 재정 정책이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는데, 이로 인해 부채가 꾸준한 증가 추세를 나타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우발적 채무 리스크도 덩달아 높아질 수 있다"며 "명목 성장률 하락으로 인해 국가 전체적으로 높은 수준에 있는 레버리지 관리 문제가 악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피치는 중국의 국가총생산(GDP) 대비 일반정부적자 비율이 2023년 5.8%에서 올해는 7.1%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경우, 코로나19 타격이 컸던 2020년(8.6%)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게 된다. 중국과 비슷한 등급에 있는 신용등급 A 국가들의 평균 비율은 3.0% 수준이다.
피치는 또한 중국의 재정적자가 2020년 이후 꾸준히 늘어난 가운데, GDP 대비 일반정부적자 비율이 2015~2019년 기간 중 평균치인 3.1%의 거의 2배에 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치는 중국의 "거대하고 다양화"된 경제 구조 및 여타 비교 국가 대비 "여전히 탄탄한" 경제 성장 전망, 탄탄한 글로벌 무역 등을 감안해 신용등급은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작년 12월에는 또 다른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역시 부채 증가를 고려해 중국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