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중국 광저우 공장 등 LCD 자산의 전략적 활용을 위해 매각 등 다양한 검토를 진행 중이다.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 인수전에는 BOE, 차이나스타(CSOT) 등 중국 업체들이 참전한 가운데 BOE가 유력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연내 매각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공장은 한국 기업의 유일한 LCD TV 패널 생산라인이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2022년 LCD 사업을 철수했으며, 같은 해 LG디스플레이도 국내 LCD TV 패널 생산라인을 종료했다. 광저우 공장의 생산량도 지난해부터 50% 축소해 운영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LCD TV 패널 출하량 2억5827만대 중 중국 업체 비중이 60% 이상을 차지했다. 중국 최대 패널업체인 BOE를 비롯해 CSOT, HKC 등이 각각 6018만대, 4840만대, 3900만대 출하했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1334만대에 그쳤다.
적은 물량이지만 국내 공급망이 완전히 사라지게 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TV 제조사들의 근심도 깊어질 전망이다. 중국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향후 패널 협상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위기에 처한 것이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와 LG디스플레이가 2021년 LCD TV 패널 생산 중단을 발표했다가 제조사들의 공급 요청으로 계획을 연장한 것도 이 같은 우려 때문이다.
이충훈 유비리서치 대표는 "LG디스플레이가 광저우 공장을 매각하더라도 각 회사별로 계약기간을 정해놓는 등 '안전장치'는 마련해 놨을 것"이라면서도 "그 이후가 문제"라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도 "치킨게임은 끝났다"라며 "LG디스플레이의 기계약 물량은 길어야 1년일 것이며, 제조사들은 추후 협상에 불리한 측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내 패널업체와 제조사들은 OLED 전환을 통해 중국에게 빼앗긴 주도권을 탈환한다는 계획이지만, OLED TV 성장이 예상보다 더뎌지고 있다.
지난해 전체 TV 출하량 2억135만대 중 LCD가 97.2%로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OLED TV 시장은 삼성전자의 참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출하량이 557만대로, 전년 대비 14.7% 역성장했다. 10년 이상 OLED TV 사업을 이어온 LG전자도 전체 TV 80% 이상이 LCD다.
LCD를 장악한 중국은 TV 시장의 패권도 노리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LCD TV 출하량은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7752만대를 기록, 전년 대비 소폭 상승했다. 주요 국가 중 LCD TV 출하량이 증가한 곳은 중국이 유일했다. 한국은 5.7% 감소한 5603만대를 기록했다.
업체별로 보면 삼성전자가 3645만대로 1위를 유지했지만, 전년 대비로는 7.6% 감소했다. 반면 TCL(2526만대)과 하이센스(2295만대)는 각각 6.2%, 7.4% 증가하면서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좁혀가고 있다. 중국의 LCD 약진으로 LG전자는 전체 TV 시장에서도 점유율 4위로 내려앉은 상태다.
옴디아 관계자는 2022년 삼성디스플레이의 LCD 셧다운 발표 후 "삼성전자는 중국 의존도가 높아지게 됐지만, 중국 패널업체 입장에서는 TCL과 하이센스 등 자국 TV 제조사들의 출하량이 크게 성장하면서 아쉬울 게 없어진 상황"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