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첨단산업·中企에 지원사격…76조 중 20조 책임진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 넷째부터), 김주현 금융위원장, 조용병 은행연합회장과 5대 은행 행장들이 ‘중견기업 전용펀드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국내 5대 은행이 첨단산업과 중견·중소기업을 위해 지원사격에 나선다. 정부와 여당이 발표한 76조원 규모의 맞춤형 기업금융 지원 중 20조원을 5대 은행이 책임지겠다는 것이다.

15일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정부의 맞춤형 기업금융 지원방안 중 5대 은행이 개입하는 프로그램은 △중견기업 전용 저리 대출 △중견기업 전용 펀드 △성장사다리 보증 지원 △신산업 진출·설비투자 확대 등 자금지원 △중소기업 금리 인하 △신속 정상화·재기 지원 등이다.

특히 중견기업전용펀드를 위해 5대 은행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모펀드 운용사인 성장금융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최대 2조5000억원 규모의 출자 규모를 확약했다. 5조원 규모로 조성될 해당 펀드는 신사업에 진출하거나 사업을 확대하는 등 자금이 필요한 중견기업에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해 기업 부담을 덜어줄 전망이다.

이에 더해 ‘혁신성장공동기준’에 해당하는 품목을 영위하는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설비투자, 연구·개발(R&D) 등에 필요한 자금 대출에 1%포인트 우대금리를 지원한다. 혁신성장공동기준은 성장잠재력을 기준으로 최신기술, 산업 흐름, 정부 정책 등을 반영해 주기적으로 갱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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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도 대내·외 불확실성 확산으로 최근 경영환경이 악화하고 있지만 어려운 경제상황을 고려해 상생금융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대규모 금융지원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은행권은 사업 영역 확대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이번 대규모 맞춤형 지원을 통해 기업금융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또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중견기업이 삼성·SK·현대차·LG와 같은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향성에 공감대가 형성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우리 경제는 부채와 저성장의 늪에 빠져 있는데, 이 두 가지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연결고리가 기업”이라며 “중견기업이 소재·부품·장비 등 공급망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그간 이들 기업에 대한 지원이 부족했다는 데 많은 분들이 공감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