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갈등 해결 적임자 찾아라" 막오른 '의협 차기 회장' 선거전

2025-01-0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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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택우·강희경·주수호·이동욱·최안나 후보 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김택우·강희경·주수호·이동욱·최안나 후보 [사진=연합뉴스]
의료계 유일 법정 단체인 차기 대한의사협회 회장을 뽑는 투표가 2일 시작됐다. 회장은 확정되는 즉시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설정, 전공의 복귀, 정부 의료개혁 대응 등 다양한 과제를 풀어가야 한다. 후보별 성향이 다른 만큼, 당선자에 따라 전체적인 대응 방향도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의협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전자투표 방식으로 차기 회장 보궐선거 투표를 시작했다. 투표는 오는 4일까지 사흘 동안 진행된다. 참여 대상은 신고 회원 14만명 중 지난달 말 기준 명부가 확정된 회원 5만1895명이다. 만약 과반 이상을 득표한 후보가 없으면 상위 득표자 2인이 7~8일 결선투표를 치르게 된다. 당선자는 8일 개표 후 즉시 회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현재 김택우 전국광역시도의사회협의회장, 강희경 서울의대 교수, 주수호 전 의협 회장,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 최안나 의협 기획이사 겸 대변인 등이 후보로 나선 상태다.
 
이들 후보 5인은 공통적으로 정부의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개혁안을 비판하고 있다. 이들 중 강 교수를 제외한 4인은 모두 강경파로 분류된다. 향후 누가 당선되더라도 대화보단 투쟁 형태의 대응 방식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강 후보는 그간 정부 측 인사를 포함한 공개 토론회를 여는 등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나머지 4인은 “반드시 정부의 사과를 받고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의대 증원 관련 대응책은 당선자에 따라 크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 최대 강경파인 주 후보와 김 후보는 여전히 2025학년도 의대 모집도 당장 중단해야 한단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이 후보와 최 후보는 정부가 내년 의대 모집서 올해 증원한 만큼 줄여주겠다고 하면 받아들이겠단 입장을 내놨다. 이 경우 2026년도 의대 모집인원은 올해 4610명서 1500명까지 줄어들게 된다. 다만, 수험생과 부모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강 후보는 기존 휴학생을 고려해 선발인원을 500명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정부와 합리적인 접점을 만들어내야 하는 것도 숙제다. 전문의 수급 차질, 공보의‧군의관 문제, 의료개혁 2차 실행 방안 등 부가적인 문제가 산적한 가운데 정부도 여전히 기존 입장을 꺾지 않고 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신년사를 통해 "의료 개혁을 착실히 추진하겠다"며 의대 증원을 비롯한 개혁 관철 의지를 재확인했다.
 
업계에선 차기 회장이 단절된 협상을 유리하게 풀어나갈 전문성과 협상 역량을 반드시 갖춰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론 흩어진 의사 목소리를 한데 모으고, 실추된 의협의 권위를 되찾아야 한다.
 
의정 대화 재개의 첫 분수령은 의료계 신년교례회가 될 전망이다. 의협과 대한병원협회 등은 매년 보건복지부 장관 참석 하에 신년교례회를 진행한다. 이번 교례회는 의협 보궐선거가 끝난 후에 열린다. 의정갈등 이후 정부와 의료계 대표자가 만나는 자리인 만큼, 이를 계기로 의정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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