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평생 수수료 무료"...30조 환전 시장 공략 출사표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오른쪽)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진행된 토스뱅크 외환 서비스 출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토스뱅크가 환전 수수료를 평생 면제해주는 파격적인 외환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그간 은행들이 독점해왔던 '30조원' 환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동안 휴가철 여행객을 공략해 일정 기간 프로모션 성격으로 100% 환율 우대를 해주는 금융사들은 있었지만 평생 무료 환전 수수료 정책을 내세운 건 토스뱅크가 처음이다. 

토스뱅크는 18일 동대문 DDP 아트홀 2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토스뱅크 외화통장'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외화통장은 기존 토스뱅크 통장(수시입출금)과 토스뱅크 체크카드를 결합해 외환 서비스를 구현했다.

토스뱅크 통장에서 클릭 한 번으로 외화통장에 가입할 수 있으며 가입과 동시에 계좌 하나로 17개 통화를 관리할 수 있다. 토스뱅크 체크카드 한 장이면 해외 결제와 출금이 가능하다. 자동환전 기능을 설정해두면 외화통장에 잔액이 부족하더라도 원화 통장에서 결제나 출금할 때 실시간으로 환전할 수 있다. 예치 한도는 따로 없으며 월 최대 30만 달러까지 환전할 수 있다.

서비스 출시에 맞춰 해외 결제와 현금인출기(ATM) 출금 수수료도 오는 7월 31일까지 면제한다. 개인, 법인을 포함한 해외 송금 기능도 이른 시일 내에 선보일 계획이다. 김승환 토스뱅크 외환 서비스 프로덕트오너(PO)는 "일부 해외 ATM(현금자동입출금기)에서 별도로 부과하는 수수료가 있으면 출금 시 수수료가 발생할 수 있지만 국제 브랜드 수수료 등은 무료"라고 설명했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 [사진=유대길 기자]

토스뱅크는 국내 금융사가 선보인 외환 서비스의 근본적인 문제가 환전 수수료에 있다고 주장했다. 은행별, 장소별(공항·은행 창구 등), 거래 실적별 등 금융사가 정한 제각각의 수수료 우대 정책이 혼란을 낳았다는 것이다. 김 PO는 "공급자 중심의 편향된 환전 시스템을 만들면서 금융 소비자들은 환전 수수료 우대를 위해 각종 금융사를 찾아다니며 발품을 팔아야 했다"면서 "토스뱅크는 환전 수수료 무료를 통해 원화와 외화의 경계를 허물고자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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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각에선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인지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수수료 무료 정책을 실시하면 이는 곧 토스가 짊어져야 할 영업 비용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출혈 경쟁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토스뱅크는 환전 수수료를 받지 않아도 역마진이 발생하지 않는 사업 모델을 구축했다면서 외환 서비스를 향후 증권계좌, 해외송금 등 서비스에 연계해 비이자 이익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외화 서비스는 단순히 환전, 결제 수수료뿐만 아니라 스프레드, 외화 운용, 조달 등 방대한 사업 모델이 있다"며 "반대 방향의 비즈니스를 키워서 이익을 확보해 역마진이 아니라 비이자 이익으로 전환하는 모델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사업모델 설정 방향은 영업 비밀이지만 출시 시점에 평생 무료 환전이라고 선언할 만큼 전체 사업에 대한 자신감과 확신을 가진 상태"라면서 "흑자 기조가 견조하게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