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해 '플레이스테이션(PS)' 제조사이자, 세계 최대 콘솔 게임 유통사인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SIE)와 손을 맞잡았다. 각 사의 주력 플랫폼인 모바일과 콘솔을 바탕으로 게임 플랫폼을 확장하려는 양측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물이다. 이번 협력이 엔씨의 실적 개선 계기가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엔씨는 최근 SIE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체결식에는 양사 최고경영자(CEO)인 김택진 엔씨 대표와 짐 라이언 SIE 대표가 직접 참석했다. 양사는 이번 파트너십으로 모바일을 포함해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사업을 위한 협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엔씨는 그간 국내에서 '리니지M' 등 모바일 게임을 통해 막대한 매출을 거둬 왔지만, 해외에서는 상대적으로 성과가 미진했다. 더욱이 최근 주력 지식재산권(IP)인 '리니지'를 활용한 게임인 리니지2M·리니지W 등의 매출도 꾸준히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해 3분기도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30% 줄었고, 영업이익은 89% 급감했다.
엔씨는 현재 글로벌 사업 확대, 모바일 외 플랫폼 확대 등 실적 개선을 위해 백방으로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내년에는 이를 반영한 게임을 다수 출시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지난 16일 부산에서 열린 '지스타 2023'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년과 내후년을 더욱 기다리고 있다"며 "콘솔뿐 아니라 장르적 측면에서도 열심히 준비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양사 파트너십은 콘솔뿐 아니라 모바일 등으로 뻗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SIE가 콘솔 이외 멀티 플랫폼 전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서다. SIE는 지난해 8월 PS 스튜디오에 모바일 게임 사업부를 설립하고, '새비지 게임 스튜디오'를 인수하는 등 스마트폰용 게임 출시를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PS 독점으로 출시됐던 게임을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후 PC에 출시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이를 미뤄볼 때 엔씨가 추후 내놓을 모바일·PC 게임의 활발한 글로벌 출시를 위해 SIE와 긴밀하게 협력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소니가 보유한 IP를 활용해 엔씨가 모바일 게임을 출시하거나, 소니의 모바일 게임을 엔씨가 유통(퍼블리싱)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PS 스튜디오 산하 개발사에서 향후 모바일 게임을 낼 경우 엔씨와 협력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엔씨는 SIE와 구체적인 협력 방안은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김 대표는 "이번 글로벌 파트너십은 양사가 가진 핵심 경쟁력과 기술력·전문성을 결합해 다양한 시너지 창출을 하기 위한 시작"이라며 "장르·지역을 뛰어넘어 많은 이용자에게 새롭고 즐거운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IE는 복수의 국내 게임사에 적극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모바일 게임 '승리의 여신: 니케' 개발사 시프트업과 신작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한 것이 대표적이다. 시프트업은 내년 이후 출시될 콘솔 게임 '스텔라 블레이드'를 PS5로 제공하며, 국내 최초로 소니의 공식(세컨드 파티) 파트너사에도 합류했다. 내년 출시될 콘솔 게임인 '붉은사막'을 준비하는 펄어비스에 먼저 협력 제안을 했다는 소문이 한때 게임업계에 돌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