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CEO 라운지] KB금융 양종희號 출범…"사회와 상생하는 KB"

2023-11-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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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금융]

"KB의 성장은 국민 모두가 함께 행복하고 삶이 더욱 풍요로워질 때 비로소 가치가 있습니다." 

국내 1위 금융회사인 KB금융그룹을 이끌게 된 양종희 신임 회장은 취임일성으로 '상생 경영'을 꼽았다. 양 회장은 지난 21일 열린 취임식에서 "KB는 우리 주변의 이웃과 함께 성장한 금융회사였고 지금도 대한민국 국민 대부분이 KB의 고객"이라며 "최고경영자(CEO)로 일하는 동안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KB금융그룹'을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취임 일성, 경영 아닌 상생에 방점…양종희, 깊어지는 고민
양종희 회장이 취임 일성으로 경영 성과가 아닌 '상생'을 꼽은 것은 사실상 불가피한 선택이란 분석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권을 향해 '종노릇', '갑질' 등 비판을 쏟아낸 데 이어 정치권을 중심으로 '횡재세' 논란까지 불거지며 은행권에 대한 고통분담 요구가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취임을 하루 앞둔 지난 20일 금융당국 수장과 금융지주 회장단 간담회에 참석해 사회적 역할에 대한 주문을 받기도 했다.

양 회장은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압박과 주주가치 제고 사이에서 무게 중심을 잡아내는 것이 중요한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양 회장이 "사회-고객-직원과 함께 성장하는 가치가 결국 KB의 기업가치 향상으로 이어지고 이는 곧 주주가치 성장으로 연결된다"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의 전략은 중장기적으로 회사가 성장할 수 있는 방향성이다. 그러나 당장 은행 이익의 적지 않은 부분을 사회에 환원하기를 원하는 금융당국과 더 많은 배당을 원하는 주주의 요구는 상충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KB금융을 포함한 4대 금융지주사의 외국인 지분율에 유의미한 변화는 관측되지 않고 있지만, 규제 리스크가 발생한 만큼 투자심리 악화는 당연한 수순이라는 분석이다.
 
상생금융 전면에…KB금융 계열사, 빨라지는 움직임
연말까지 상생금융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양 회장 입장에서는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금융지주사의 상생금융 규모가 2조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리딩그룹인 KB그룹이 가장 큰 규모를 맡아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단연 '이자 감면'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3월부터 제2금융권 신용대출을 낮은 금리의 은행권 대출로 전환해주는 'KB국민희망대출'을 출시해 은행 대출이 어려운 중·저신용자가 이자비용을 경감하고 개인신용도를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 한발짝 더 나아가 연말에 발표되는 지원책에는 상환해야 할 이자 자체를 감면 또는 아예 소각해 주는 방식을 염두에 두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영업자·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이자 캐시백 조치도 고심 중인 카드 중 하나다. 향후 부과되는 이자를 납입할 때 일정 시점에 이를 다시 현금으로 돌려주는 방식이다. 이미 하나은행이 665억원 규모의 이자를 캐시백 형태로 돌려주겠다는 조치를 발표한 바 있어 국민은행도 무리 없이 이를 시행할 수 있을 전망이다.

KB손해보험은 내년 상생 상품을 출시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소상공인과 청년층 등 사회적약자를 지원하기 위한 전용 상품을 계획하고 있다. 업계 전반으로는 자동차보험료 인하, 별도 기금 조성 등 상생안이 테이블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상생금융 지원'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아니지만 KB캐피탈은 11월 한 달 동안 최대 72개월 장기 할부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금융당국이 캐피털사도 자발적인 상생금융 방안을 내놓길 바라는 눈치여서 현재로서는 다른 금융업권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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