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가 인력을 대폭 줄이고 비핵심 사업부를 폐지하는 등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한전의 상징과도 같은 공릉동 인재개발원 부지도 매각을 결정하는 등 적자 해소를 위한 고강도 대책을 내놓았다. 정치권에서 전기요금 인상 폭을 두고 갑론을박이 오가는 사이 한전만 분골쇄신하는 모습이다.
8일 한전은 이 같은 계획을 담은 자구책을 발표했다. 올해 3분기 흑자 전환이 기대되지만 누적 적자 해소에는 역부족이다. 적자 해소를 위한 핵심은 전기요금 인상이지만 정부는 인상에 앞서 국민이 공감할 만한 자구책을 주문한 바 있다.
조직 개편은 유사조직 통합과 비핵심 기능 폐지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현장 중심인 사업소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사장 직할로 준법경영팀을 신설해 '이권 카르텔'로 인한 비효율화를 예방할 방침이다.
1200여 명 규모로 인력 감축과 희망퇴직도 실시한다. 우선 지난 1월 정원 감축 이후 초과 현원 488명을 연말까지 줄인다. 계획보다 2년 앞당긴 것이다. 여기에 디지털화·자동화 등을 통해 2026년까지 700여 명을 추가로 감축할 예정이다. 또 향후 사업에서 800여 명 규모 증원 수요를 본사와 사업소 조직 효율화로 자체 해소하기로 했다.
창사 이래 두 번째 희망퇴직도 위로금 재원을 확보한 범위 안에서 시행한다. 위로금은 2직급 이상 임직원이 2024년 임금 인상분을 반납한 금액으로 마련한다. 지난 3분기 기준 한전 임직원은 2만3320명(정규직+무기계약직)이며 이 중 2직급 이상 임직원은 1421명이다.
주요 자회사 지분도 매각한다. 우선 정보통신기술(ICT) 자회사 한전KDN 지분 20%를 매각한다. 올해 상반기 기준 한전KDN 발행 주식 총수는 640만주(액면가액 1만원)로 전량을 한전이 보유하고 있다. 이 중 128만주를 민간에 넘기는 것이다. 지난 상반기 한전KDN이 지급한 배당금은 약 255억원으로 주당 배당금은 3992원이다. 액면가액 대비 배당률이 높다. 따라서 매각 시 이보다 높은 가격에 팔릴 가능성도 크다.
필리핀 칼라타간 태양광발전소 지분도 전량 매각한다. 인수 당시 발전소 예상 매출은 향후 18년간 3180억원으로 수익성이 양호하다. 이에 투자자 관심이 높다는 게 한전 측 설명이다. 매각액은 5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알짜 부동산도 처분한다. 앞서 자구책으로 발표했던 여의도 남서울본부는 사옥 내 변전소 이설 방안을 수립하고 서울시와 전기공급시설 해제를 협의 중이다. 내년 인허가 완료 후 설비 이설을 추진한다. 또 서초동에 있는 한전아트센터 3개 층 임대도 연내 전문회사와 계약할 계획이다.
공릉동에 있는 한전 인재개발원 매각 계획도 내놨다. 인재개발원은 한전 전 직원 교육을 담당하는 전력설비 현장교육 시설로 그간 자구책에서 제외해 왔다. 하지만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매각을 결정했다는 게 한전 측 설명이다. 예상 매각 대금은 1조원 규모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제2 창사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한전의 상징적 자산도 추가로 매각한다"며 "임직원 임금 인상분 반납 등 책임 있는 고통 분담과 뼈를 깎는 자구 노력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문제앙 덕분에 고생많았다. 그 놈이 뽑아준 사장놈이 회사를 망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