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김 전 비대위원장의 사무실을 방문해 당 쇄신과 관련 혁신안에 대한 논의를 주고받았다.
김 전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지금 환자는 국민의힘"이라며 "최종적으로 용산에서 영향력 행사해야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금까지 혁신안에 대해서 김 전 위원장은 "약효가 잘 나오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이 의사 출신이라는 점에서 혁신 대상을 '환자'로, 혁신안을 '약'에 비유한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은 "당은 거기(용산)만 쳐다보는 사람들인데 그 쪽에서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변화가 있겠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대통령 얼굴만 쳐다보는 정당이니까 얼굴이 어떻게 변하냐에 따라 변할 수도 있고 안 변할 수도 있다"고 분석하며 대통령의 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앞서 혁신위는 '친윤(친윤석열) 중진 의원 희생'을 혁신안으로 내놓았으나, 대상자들은 이렇다 할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혁신위의 이 같은 요구에 대해 "굉장히 어려운 과제"라며 "자진해서 (불출마 또는 험지출마) 해보라는 얘기는 정치 그만하라는 얘기랑 같은데 인생을 걸고 해왔는데 그만두겠냐"고 꼬집었다.
또 김 전 위원장은 "(당대표와 대통령) 두 단계나 있어서 위원장으로서 운신의 폭이 클 수 없다"며 "위원장으로서 소신을 어떻게 관철할 수 있는지 판단하시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날 두 사람은 이준석 전 대표와 관련된 언급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위원장은 "이준석 전 대표와 관해서는 일체 얘기하지 않았다"며 이 전 대표의 창당 시사와 관련 "힘을 싣거나 개입하거나 그러진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 1일 김 전 비대위원장을 찾아 신당 관련 논의를 나눈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인 위원장은 만남에 앞서 김 전 위원장에 대해 "여와 야를 넘나들면서 많은 정치 경험이 계신 어른"이라며 "찾아뵙고 말씀 듣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고 회동 이유를 밝혔다.
면담 직후 인 위원장은 "양극화와 경제 문제에 많은 조언을 받았다"며 "공감했고 명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혁신안에 대해 "(김 전 위원장이) 처방은 참 잘했는데 환자가 약을 안 먹으면 어떻게 할 것이냐. 약을 먹어야 변화를 이끌어낸다고 했다"고 말했다.
https://blog.naver.com/ryu8689/2232588036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