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공급하면 강력 대응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소규모 전초전에 이어 본격적으로 자국군과 전투에 돌입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확전을 우려하며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24일(이하 현지시간) 타스통신과 인터뷰에서 “한국산 무기가 러시아 시민을 살상하는 데 사용되면 양국 관계가 완전히 파괴될 수 있다는 점을 한국이 깨달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루덴코는 “우리는 필요한 모든 방법으로 이에 대응할 것이고 이것이 한국 자체의 안보를 강화하는 데 도움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위협 수위를 높였다. 이어 그는 “한국이 상황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무모한 조치를 자제하라”고 압박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수장은 쿠르스크 전선에서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과 교전한 사실을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매체 RBC우크라이나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 참모총장은 1만1000명 이상의 북한군이 쿠르스크에 배치됐다면서 이 중 일부가 우크라이나 군과 전투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바릴레비치는 쿠르스크에 배치된 북한군에 대해 “대부분 일반 부대 소속”이라며 “북한군은 러시아 극동지역의 토착민으로 위장했고, 신분증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북한군은 유럽 지역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훈련받았다”고 덧붙였다.
전선에 투입된 북한군이 죽거나 다쳤다는 언론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20일 영국에서 지원받은 스톰섀도 순항미사일로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을 공격했을 때 북한군 500명이 사망했다고 우크라이나 매체들이 미 군사매체 글로벌 디펜스코퍼레이션을 인용해 23일 전했다. 다만 정보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중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구체적인 첩보’가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이 북한군 사상자 발생 가능성을 공식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내년 1월 들어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확전을 경계하고 있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인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다탄두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하며 핵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는 데 대해 “명백한 확전”이라며 “트럼프는 이번 확전에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하는 상황에서 러시아는 (핵 위협으로) 응수했고 이란이 개입하고 있으며, 한국도 개입을 검토하고 있다”며 “미국의 동맹국들은 이제 미사일 사거리 제한을 완화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사태를 책임감 있게 종결해야 하며 억지력과 평화를 회복하고 확전의 사다리를 오르기보다는 상황을 앞서 나가야 한다”며 “트럼프는 이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점을 매우 분명히 밝혔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