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출신 장·차관의 힘…예산 전쟁에서 통할까?

2023-08-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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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예산 3차 심의 중...각 부처 앞다퉈 증액 요구

기재부 출신 수장 둔 부처, 내년 예산 증액 기대감 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22년 8월 25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상세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22년 8월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상세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년도 예산안 심의가 한창인 가운데 기획재정부 출신을 장차관으로 둔 부처는 희망에 부풀어 있다. 특히 기재부 예산실 출신 관료를 수장으로 둔 보건복지부와 농림축산식품부는 내년도 예산 증액 기대가 더욱 크다. 언제 어떤 부서를 어떻게 공략해야 할지 꿰뚫고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16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기재부는 다음 달 1일 국회 제출을 목표로 '2024년 예산안' 3차 심의를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예산권을 쥐고 있는 기재부와 다른 부처 간 줄다리기가 한창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재정 다이어트'를 천명한 만큼 예산 당국이 대대적인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각 부처는 증액이 어려우면 예산 삭감만은 피하자는 분위기여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기재부 차관보를 역임한 한훈 차관이 있는 농식품부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감지된다. 사무관 시절 예산실 핵심 부서인 농림해양예산과와 예산총괄과 등을 거친 만큼 본격적인 예산철에 누구보다 예산실 분위기를 잘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기재부에서 주요 보직을 거친 에이스인 만큼 내년도 예산안을 논의할 때 노련미가 돋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 차관은 직원들에게 내년도 예산을 짜는 데 어려움이 있으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보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식품부 올해 예산안은 17조2785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7조원을 넘긴 바 있다. 내년에도 기재부 출신 한 차관의 노련미를 앞세워 증액을 이뤄낼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도 기재부 출신으로, 지난해 복지부 1차관에서 4개월 만에 장관이 된 케이스다. 기재부 근무 당시 예산총괄과장, 경제예산심의관, 재정관리관 등 예산과 재정 분야 경험이 풍부한 인물로 꼽힌다.

정부가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을 예고하고 나선 가운데 약자 복지를 위한 재원 조달에는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알려지면서 조 장관이 본인 능력을 살려 복지부 예산을 충분히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각종 복지사업을 추진하는 기준이 되는 '기준 중위소득'과 생계급여 산정 기준을 상향하면서 복지부는 약 2조원대 예산이 추가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기준 중위소득을 활용하는 수십 개 복지사업 예산도 함께 늘어나게 된다.

조 장관 능력은 이미 지난해 검증된 바 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번째 예산안에서 건전재정 기조 확립을 위한 총지출 증가율을 엄격히 관리한 가운데 복지부만 중앙부처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복지부 총지출 규모는 109조1830억원으로 2022년 본예산(97조4767억원) 대비 11조7063억원(12.0% 증가) 늘었다. 지난 9월 국회에 제출한 정부안(108조9918억원)보다는 1911억원 증가한 규모다.

기재부 출신을 차관으로 둔 해양수산부도 기대감이 크다. 박성훈 해수부 차관은 2019년 3월 기재부 국장 신분으로 더불어민주당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을 맡은 바 있다.  

정부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기재부에서 예산을 담당한 경험이 있는 장차관은 어느 시점에 어느 부서를 공략해야 하는지 세세한 내부 사정까지 꿰뚫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아무래도 다른 부처보다 많은 예산을 기대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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