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HL만도, 충칭법인 매각…차 부품사 中 청산 도미노

2023-08-16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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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그룹의 자동차 부품 계열사인 HL만도가 중국 충칭에 진출한 지 8년 만에 철수했다. 중국 서부 지역의 전초 기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현대자동차그룹의 실적 부진과 현지 중국 업체들이 구축한 높은 진입장벽을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HL만도는 중국 충칭법인의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충칭공장은 만도의 7번째 중국 생산기지로 현대자동차가 허베이성과 충칭에 각각 중국 4·5공장을 짓자 진출을 결정했다. 충칭공장에서는 조향(스티어링), 현가(서스펜션) 등 자동차 3대 부품을 모두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를 따라 HL만도를 비롯해 현대제철, 현대모비스 등 30여개의 부품사들이 공장을 세우고 현대차·기아의 중국 생산능력(연 270만대)에 맞춰 설비 투자를 해왔다. 현대차그룹의 연 판매 대수가 40만대에도 미치지 못한 데 이어 충칭공장의 중단을 결정하자 부품사들은 잇따라 철수를 결정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충칭공장에 부품을 납품하던 현대제철, 코오롱글로텍, 유라코퍼레이션 등은 공장 철수를 결정했다. 

HL만도 역시 주요 고객사의 판매량 급감으로 더 이상의 운영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 현지 브랜드를 꺾고 수익성을 높여야 하는 현대차·기아로서는 로컬 부품 사용을 늘릴 수밖에 없는 점도 국내 부품사의 입지를 좁혔다는 분석이다. HL만도 충칭법인의 지난해 총포괄손실은 13억9917만원이다. 

HL만도는 현대차그룹의 의존도를 낮추면서 중국 전기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HL만도는 한국과 중국, 미국, 인도 등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시장의 매출은 1조9991억원으로 전체의 24.1%를 차지했다. 이는 한국 매출 비중(37.1%)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수준이다. 미국 시장 매출 비중은 18%로 중국 뒤를 잇는다. 

이 때문에 HL만도에 중국은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정몽원 HL그룹 회장도 직접 중국 경영을 챙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충칭법인과 베이징법인을 제외한 다른 중국 법인에서는 수익을 내고 있다. HL만도의 올 상반기 베이징법인은 105억115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수저우법인은 374억493만원, 티엔진법인은 1억1324만원의 순이익을 냈다. 닝보법인의 순이익은 17억1644만원이다. 중국 시장 매출은 2020년 1조2928억원, 2021년 1조6389억원, 2022년 1조9991억원으로 늘어나고 있다. 

HL만도는 지리, 창안, 창청 등 현지 완성차업체와 GM, 폭스바겐 등으로 고객사를 다각화해 시장 확장의 포석을 마련할 계획이다. 중국 자동차 부품 업체 텐륜과는 합작사를 설립해 상용차용 조향 전동화 부품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HL만도 관계자는 "로컬 OEM에 집중하고 중국 NTO와의 비즈니스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HL만도
[사진=HL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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