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은행권과 맞먹는 8조원 벌어들였다…당국 환원 압박 거세지나

2023-08-16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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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기준 손보사 4조6천억원, 생보사 3조4천억원

IFRS17 가이드라인 미적용에 '비교 신뢰성' 논란 여전

단순 역대급 실적에 車보험료 인하 등 환원 압박 가능성 ↑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올 상반기 보험사들이 8조원에 달하는 순익을 거둬들이며 같은 기간 5대 은행과 맞먹는 실적을 기록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당국의 ‘새 회계기준(IFRS17) 가이드라인’이 2분기까지 반영되지 않으면서 '비교 신뢰성' 논란이 지속되고 있지만 수치상 역대급 순익을 낸 만큼 자동차보험료 인하 등 금융당국이 이익 환원 압박 수위를 높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6개월간 보험업계가 거둬들인 순익은 8조원가량으로 집계됐다. 손해보험사가 4조6000억여 원, 생명보험사가 3조4000억여 원의 순익을 냈다. 

구체적으로 손보사 가운데 삼성화재가 상반기 순익 1조2176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DB손해보험 9181억원, 메리츠화재 8390억원, 현대해상 5780억원, KB손해보험 5252억원, 한화손해보험 1837억원, NH농협손해보험 1413억원, 롯데손해보험 1129억원 등이었다. 같은 기간 생보업계에서는 삼성생명 순익이 9742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했다. 그 뒤를 이어 한화생명 7037억원, 교보생명 6715억원, 신한라이프 3117억원, 미래에셋생명 1987억원, 동양생명 1861억원, NH농협생명 1415억원 순이었다. 

보험권에서는 다만 IFRS17 가이드라인이 이번 실적에 완벽히 반영되지 않은 만큼 이번 실적에 큰 의미 부여를 하지 않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1분기 보험사들이 자의적 가정을 활용해 실적을 부풀리자 이를 바로잡기 위해 실손보험, 무·저해지 보험 해약률 가정 등 내용이 포함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후 가이드라인 도입 방식(전진법, 소급법)을 두고 갑론을박이 지속됐다. 당국은 회계처리 원칙을 전진법으로 공표했지만 소급법을 원하는 회사에 대해서는 올 연말까지 조건부로 소급법을 적용하는 것을 허용했다. 가이드라인은 3분기부터 본격 적용된다.

한편 금융권에서는 단순 수치상이나마 보험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올리면서 당국이 이익 환원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국내 5대 시중은행의 올해 상반기 순익이 8조969억원이다. 아직 상반기 실적이 발표되지 않은 보험사들이 있는 점을 감안하면 보험권 순익이 은행권을 능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험업권이 타 금융권 대비 상생금융 지원책 등 사회공헌사업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은행권은 '이자 장사' 논란이 일자 올해부터 3년간 10조원 이상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카드사들도 소상공인과 취약 차주를 위해 1조8000억여 원 규모에 이르는 상생금융 방안을 발표했다. 반면 보험사들은 한화생명 '2030 목돈 마련 디딤돌 저축보험' 출시 외엔 뚜렷한 지원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사 역대급 실적에 자동차보험료 인하나 취약층을 위한 특별 보험 상품 출시 등과 관련해 금융당국이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올해 태풍과 폭우 속에서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양호한 데다 그간 해당 피해에도 재보험을 통해 관리를 이어왔던 터라 올해 자동차보험료 추가 인하 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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